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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시달린 방황 청소년 보살핀 50대, 'LG 의인상' 주인공 됐다


화재 현장서 시민 구한 고 성공일 소방교·조연제 경위도 수상…LG "의인 격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지난 1988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정아 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야학과 공부방 등에서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때 맺은 인연을 계기로 이 씨는 24년간 도움이 필요한 지역 청소년들을 가까이서 돌봐오며 여러 선행을 펼쳤다. 특히 가정폭력으로 인해 집을 나와 방황하던 두 남매는 이 씨의 도움으로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학업을 마치고 각각 간호사와 경찰이 됐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 아래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이 씨가 운영하는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에서 늦은 시간까지 끼니를 해결하던 한 소녀도 훌쩍 자라 사이버대학에 다니며 식당의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한 협동조합 창립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LG 의인상 수상자 이정아 씨가(왼쪽 첫번째)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고민 상담버스 '청개구리 충전소'에서 동료 및 협력기관 실무자들과 함께하는 모습 [사진=LG그룹]
LG 의인상 수상자 이정아 씨가(왼쪽 첫번째)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고민 상담버스 '청개구리 충전소'에서 동료 및 협력기관 실무자들과 함께하는 모습 [사진=LG그룹]

LG복지재단은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이처럼 24년간 헌신한 이 씨를 'LG 의인상' 주인공으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94명이다.

이 씨는 지난 2004년 지역 기반의 청소년 공동체인 '물푸레나무'를 발족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2011년부터 가정폭력 등 다양한 사연으로 집을 나와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급식차량을 운영했고, 2016년부터는 청소년 무료급식소인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를 열어 따뜻한 식사와 쉴 곳을 내줬다. 현재까지 식당을 이용한 청소년은 6천 명이 넘는다.

또 이 씨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가정과 자립주거공간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고민상담버스 '청개구리 충전소'를 운영하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도록 돕고 있다.

이 씨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보호시설보다 더 절실한 것은 가족처럼 기대어 쉴 수 있는 공동체"라며 "청소년들이 흔들리지 않고 바른 길을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LG 의인상 수상자인 이정아(55) 씨, 고 성공일 소방교(30), 조연제 경위(54) [사진=LG그룹]
(왼쪽부터) LG 의인상 수상자인 이정아(55) 씨, 고 성공일 소방교(30), 조연제 경위(54) [사진=LG그룹]

LG는 화재 현장에서 시민을 구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30, 전 김제소방서)와 조연제 경위(54, 사남파출소)에게도 LG의인상을 수여했다.

고 성공일 소방교는 지난 3월 전북 김제시 주택 화재현장에서 순직했다. 불이 난 집에는 70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아내는 가까스로 구조됐다. 빠져나오지 못한 남편을 구하기 위해 성 소방교가 화재현장에 홀로 진입했으나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특히 성 소방교는 지난해 5월 임용돼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연제 경위는 지난 4월 경남 사천시에서 아내와 산책을 하던 중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 불이 난 단독주택에는 8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살고 있었고, 조 경위는 즉시 창문을 깨고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 80대 노모를 구했다. 더욱 심해진 불길과 폭발로 인해 다시 건물 안으로 진입할 수 없어서 60대인 아들은 구출하지 못했지만 80대 노모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LG 의인상 선정 이유에 대해 "주변의 이웃들을 위해 헌신과 봉사의 마음을 아끼지 않는 의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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