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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못한 걸 LG가?"…공조사업 키우는 조주완, 하이엠솔루텍 '효자'


하이엠솔루텍, LG '칠러' 덕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B2B 사업 확대 총력
삼성전자, 공조 유지보수 전문 해외 법인 無…하이엠솔루텍, 작년에만 3개 늘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그간 집중해왔던 북미를 넘어 유럽·아프리카·동남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공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사장의 노력 덕분에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사진=LG전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엠솔루텍은 최근 3년간 해외 유지 보수 사업 분야에서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2천500억원 이상의 전체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 매출액은 1천738억4천937만원 ▲2020년 1천862억8천715만원 ▲2021년 2천94억4천29만원으로,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매년 두 자릿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달성했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의 상업용 에어컨 설치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100% 자회사다. 이곳은 LG전자의 '칠러'를 필두로 한 종합 공조 턴키 수주로 해외서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칠러는 물을 냉각시켜 대형 건물 등에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냉각 설비로, 공항·쇼핑몰 등 초대형 건물, 원자력 발전 등 대형 시설의 냉난방이 가능하다. 또 화학물질 대신 물을 냉매로 사용해 환경 친화적이고 효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칠러 생산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검사·시운전이 이뤄지고, 건물 전체의 공조를 담당하는 만큼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문 유지보수 인력이 필요하다. 하이엠솔루텍은 정보통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과 연계한 유지보수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차별화된 전문 기술을 확보한 것이 해외사업의 확장의 발판이 됐다.

LG전자와 하이엠솔루텍은 기술과 서비스 품질을 기반으로 해외 공조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하이엠솔루텍은 미국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는데, 특히 지난 2020년 초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0'에서 전략 공조 장치를 대거 선보이면서 미국 고객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그 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며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활용한 공조 솔루션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시스템 에어컨 분야에서는 미국냉동공조협회(AHRI)가 수여하는 퍼포먼스 어워드를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하이엠솔루텍은 북미 시장에서 10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사진=LG전자]

공조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LG전자는 하이엠솔루텍의 별도 해외법인을 매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0년까지 필리핀, 베트남, 아랍에미레이트 법인을 운영하다가 이듬 해 폴란드, 이집트에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 법인을 포함해 헝가리, 멕시코 등에도 해외 거점을 신규로 마련했다.

반면 해외 공조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는 공조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해외 법인이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공조 사업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칠러' 때문"이라며 "하이엠솔루텍의 성장세는 LG전자의 B2B 공조사업 확대 전략과 시너지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업용 공조장치는 가동 중단에 따라 산업과 상업시설의 생산 및 영업 중단으로까지 이어져 많은 불편과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유지보수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LG전자는 하이엠솔루텍의 해외 법인을 통해 제품 설치부터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입주 기업 대상으로 상업용 공조 장치를 수백억원 규모로 수주한 것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 공조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하이엠솔루텍의 유지보수 역량뿐 아니라 턴키 수주를 위한 영업력도 뒷받침해줬다고 분석했다. 공조 사업은 하드웨어의 납품뿐 아니라 유지보수 계약까지 턴키 수주가 일반적이고, 신뢰성 높은 유지보수는 공조 솔루션의 재구매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하이엠솔루텍 관계자는 "전체 임직원이 공조 시스템의 단순한 고장 수리 및 점검을 넘어 생산 및 근무 환경 개선이라는 개념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 결과"라며 "향후 B2B 현장에 특화된 고객 맞춤 유지보수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사진=LG전자]

LG전자도 하이엠솔루텍을 통해 B2B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그동안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등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해왔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B2C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안정적 이익 확보가 가능한 B2B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변동이 심한 B2C와 달리 B2B 사업은 고객 단위 매출 규모가 크고 한 번 거래를 트면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칠러 사업에서 국산화가 중요한 이유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부품 조달이 빨라 고객들에게 안정된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LG전자는 정체된 에어컨 시장에서 상업용 에어컨,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B2B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효율 프리미엄 기술에서 가진 강점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가 높은 출력, 낮은 소음 구현 등 차원이 다른 기술력과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매출이 2021년 대비 120%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며 "히트펌프 설치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를 포함한 LG전자가 공조사업을 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 3분의 2 이상에서 지난해 히트펌프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도 연초부터 유럽, 미국 등을 잇따라 방문해 B2B 사업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 주요 거래선과 고객사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올 초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3'에 참석해 "공조 시스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 공조 기술, 에너지를 절약하는 고효율 솔루션, 원격 제어를 포함한 스마트홈 플랫폼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선진 시장은 물론이고 성장 시장에서도 시스템에어컨 1위를 확대해 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이 2021년 말 취임한 이후 하이엠솔루텍을 중심으로 LG전자가 B2B 매출을 키워나가려는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진 듯 하다"며 "조 사장의 노력 덕분에 LG전자가 최근 전장 분야와 함께 공조 시장에서도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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