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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미움 산 LS일렉트릭 구자균號, 노조신설·물적분할 '골머리'


임금 체계 불만 고조 속 사무직 중심 노조 설립돼…EV릴레이 물적분할에 주가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물적분할 소식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LS일렉트릭에 새로운 노조 출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수장인 구자균 회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정한 보상 체계를 요구하는 직원들과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안팎으로 리스크가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 사무노동조합은 최근 노동청 신고를 접수했다. 현재 300명 이상의 직원들이 네이버 밴드 노조 페이지와 카카오톡 단체방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합은 지난 8일 설립됐다.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 공장 전경 [사진=LS]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 공장 전경 [사진=LS]

LS일렉트릭은 이미 생산직으로 구성된 노조가 있었으나, 사무직으로 조합원이 구성된 노조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재계에 공정한 보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노조 설립 붐이 확산되고 있는 영향을 받아 이 같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무직까지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이게 된 것은 공정한 성과 보상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무직군의 경우 그동안 매년 실적에 따라 사내 협의를 통해 기준이 되는 임금인상률을 정하고 인사고과 등을 반영해 개인별로 인상 수준을 설정했다.

노조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급여와 관련해 적용되고 있는 '페이그레이드'(Pay grade) 제도를 개선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도입된 이 제도는 고과, 어학점수 등이 평가 기준으로, 직급별 보상체계에서 벗어나 개인 성과에 따라 급여 인상 폭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진급에서 누락되면 임금상승률이 떨어진다. 직원들 사이에선 고과 평가 방식이 팀장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것인 만큼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노조 측은 진급 누락으로 인해 체류년수가 증가하더라도 임금상승률 삭감을 막아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또 평가 방식은 팀장 개인 판단이 아닌 목표 성과 달성에 맞출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더불어 임원 성과급 몰아주기를 막고 평사원에겐 영업이익의 8~9%를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달라는 점과 함께 연차 수당 지급, 직원 육아휴직 사용 의무, 유연근무제 사용 확대 등의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S일렉트릭 측은 "SNS(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사무직 노조가 실제로 설립이 됐는지는 아직까지 확인이 안되고 있다"며 "노조 의견을 취합해 사측에 전달했다는 얘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구자균 회장 [사진=LS일렉트릭 ]
LS일렉트릭 구자균 회장 [사진=LS일렉트릭 ]

이와 별개로 LS일렉트릭은 주주들에게도 최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장 마감 후 EV릴레이 사업부를 분할해 분할신설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가칭)을 설립한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일단 LS일렉트릭 측은 다음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오는 4월 1일 분할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V릴레이는 전기·수소차를 구동하는 파워트레인에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공급·차단하는 스위치와 같은 부품으로, LS일렉트릭의 지난해 EV릴레이 사업 매출액은 약 58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분할은 분할존속회사가 신설회사 발행주식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LS일렉트릭는 존속하고 분할신설회사는 비상장법인이 된다.

LS일렉트릭의 이 같은 결정에 소액주주들은 향후 신설법인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면 존속법인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물적분할 발표 후 EV릴레이 부문의 성장성을 보고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모회사의 가치 희석을 우려하며 서둘러 매도에 나선 탓에 주가도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4만8천원대였던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21분 현재 4만1천850원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LS일렉트릭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주가 부양책을 마련해 곧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V릴레이의 매출이 LS일렉트릭 전체 매출의 2.2% 수준에 불과해 아직까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향후 성장성 측면에선 가볍게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EV릴레이의 매출증가율은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2년간 15%를 넘겼고, 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LS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0일 LS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6만4천원에서 5만3천원으로 낮췄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EV릴레이 사업 분할과 관련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목표주가에) 반영했다"며 "EV릴레이는 전체 매출액의 3% 내외에 불과하지만 (이번 물적분할은) 향후 성장 신사업에 대한 지배구조 및 전략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부양책이 나와야 될 시점에 아쉬운 의사결정"이라며 "EV릴레이의 매출 비중은 2.2%로 낮지만 (물적분할 후 IPO로) 소실되는 지분가치는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설회사의 상장 여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이번 일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지만, 외부에서 많이 우려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주가 부양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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