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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심상정의 침묵


그는 지금 침묵 모드다.

'침묵은 금'이라 하지만 정치인에게 말을 아낀다는 것은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치열하게 맞서고, 토론하고, 정반합의 절정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때 정치인은 존재감을 느낀다.

어떤 정치인의 말 처럼 '언론사에 기사 한 줄 안나가는 것보다 두들겨 맞더라도 기사 한줄이라고 나가는 게 더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정치인은 대중, 당원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절감한다.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7월21일 진보신당 경기도당은 당기위원회를 열어 심상정 전 대표에게 당원자격 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당론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경기도지사 후보 사퇴를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후 진보신당 당원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너무 지나친 징계다'는 의견과 '너무 관대한 처분이다'는 말들이 맞부닥쳤다. 정작 심 전 대표는 그때도 조용했다.

그의 트위터도 침묵모드다. 지난 7월13일 그의 트위터에 "여든 두살 되신 친정어머니 생신이에요. 8만원짜리 화분 선물해드렸어요. 단아하고 소박한 게 어머님을 닮았어요"라는 글이 최신 글이다.

이후 그의 트위터는 오프 상태로 놓여 있다.

심 전 대표는 오늘(3일)까지 재심을 신청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당기위원회가 지난 21일 징계를 결정했기 때문에 14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해야 하는 당규 때문이다.

오늘이 데드라인이다. 그동안 심 전 대표는 당원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자신의 사퇴와 관련돼 여러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한 가운데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셈이다.

이제 그의 선택만 남았다. 1년의 당원자격 정지는 정치인 심 전 대표에게는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재심을 두고 고민이 없지 않을 것이다. 재심을 신청한다면 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어서 자칫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재심을 두고 그가 어떤 결정을 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지금 진정성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게 분명해 보인다. 이해득실을 따지는 고민이 아니라 진보신당이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지, 또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면 당원들도 기꺼이 그의 고민에 동의하지 않을까.

그는 사단법인 '정치바로'에서 고민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의 고민이 '정치바로'의 한 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종오 경제시사부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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