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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나인' 정경호, 미안하다 후회없다(인터뷰)


"데뷔 16년차, 연기 아닌 다른 길 고민한 적 없죠"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6개월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나를 쌓아가는 과정 중 큰 작품이 됐어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미씽나인' 정경호는 결말 이야기가 나오자 대뜸 "죄송하다"고 했다.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러나 '열심히' 연출자의 의도를 설명했다. 불평과 불만이 아닌, 드라마를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예의 혹은 애정이 깃들었다. 작품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는 건, 비단 연기 뿐만 아니라 이같은 태도가 아닐까. '미씽나인'의 정경호는 '좋은 배우'였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한 9명의 극한 생존기와 여기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정경호는 한물간 톱스타 서준오 역을 맡았다. 무인도 조난자들의 리더가 되고, 또 숨겨져있는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연기했다. 코믹부터 진지한 연기까지, 정경호가 완성한 서준오는 생동감 있는 캐릭터였다.

제주에서 3개월 가량을 머물며 '미씽나인'을 촬영했던 정경호에게 '수고스러움'을 먼저 물었다. 가벼운 옷차림은 물론, 추운 겨울 바다에 입수도 하며 고군분투 했던 터였다. 정경호는 "한 번 빠지기가 어렵지, 두번째 입수는 쉬웠다. 어차피 해야 될거 아닌가. 무인도의 9명 모두가 마음을 내려놓고 촬영했다"고 웃었다.

자연스레 드라마 '미씽나인'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드라마 초반 촘촘하게 그려졌던 스토리와 긴장감은 불사조처럼 살아나는 악인 최태준으로 개연성을 잃었다는 평도 있었다. 특히 마지막회 모든 출연자들이 페인트칠을 하며 끝나는 엔딩은 시청자들에 당혹감을 안겼다. 여기에 'X 밟았다' 등의 대사가 의미심장 했다는 해석까지 이어졌다.

정경호는 "엔딩은 아니고 에필로그 개념이었다. 9명이 무인도에서 촬영을 하며 웃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마지막엔 다 함께 웃는 장면을 해보자고 했다. 대사는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써오자고 했다. 찍어놓으니까 의미심장 하더라"라며 "적절한 설명이 안된 것 같아 조금 아쉽다"고 했다.

애정이 컸던 만큼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났다. 그는 "조금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미스터리를 그렇게 풀지 않았으면. 혼자만의 살인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과거에 연연해서 앞서가지 못했던 9명의 눈물이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백진희와 로맨스도 전면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정경호는 "뽀뽀를 한 번도 안하고 끝난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는 조금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은연 중에 백진희에게 눈빛을 주긴 했다"고 웃었다.

드라마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지만 정경호에게 '미씽나인'은 소중하고, 의미가 큰 작품이다. 드라마 출연도 후회하지 않았다.

정경호는 "내게 6개월 전처럼 이런 대본이 와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면, '미씽나인'을 할거고, 비슷하게 서준오를 연기할 것 같다. 지금의 이 스태프와 연기하고 싶다"라고 했다.

배움과 성장도 있었다. 그는 "집중도 많이 했고, 많이 내려놨다. 많이 배웠고, 제 나름대로 느낀 점들이 많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면을 보여줘야 공감할 수 있는지, 내 안에서 많이 찾았던 것 같다. 무엇인지 내 안에서 많이 찾았던 것 같다. 한 작품 한 작품을 할 때마다 '내가 가진게 많이 있어야겠구나' '나를 표현할 수 있어야 나이가 들어 작품을 할 때 캐릭터에 빙의될 수 있을텐데' 이런 생각을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스태프들의 배려와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배운 것이 많다"고 했다.

사람들도 얻었다. 제주도에서 3개월을 동고동락 하며 깊은 정이 들었다. 드라마 종방연을 마치고 바로 다음날 아침 강원도 양양으로 MT를 떠났을 정도다. 그는 "배우들, 스태프들과 벌써부터 제주도 MT를 가자고 이야기 했다"라며 "다행히 인복이 있어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고 미소 지었다.

정경호는 어느새 데뷔 16년차의 연기자가 됐다. 연인 수영과 아버지 정을영 PD의 질문 등 사생활 질문에도 여유롭게 대답을 할 만큼 관록이 묻어나는 동시에 "요즘엔 'OK 사인'이 무섭다. 내가 오케이를 해야 진짜 오케이"라며 연기에 대한 진지한 책임감도 내비췄다.

정경호는 "아직까지 다른 일을 해볼까 하는 욕심을 낸 적이 없다. 아직까지 좋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마냥 좋다. 저 배우가 저렇게 연기 해줘서 좋고, 나에게 그런 역할이 오면 좋을 것 같다. 15년 동안 단 한순간도 '내가 옷을 좋아하니 옷가게를 해볼까' 이런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현실에 안주하며 머물러있고 싶지도 않다. 정경호는 "마음가짐이 예전 같지 않다.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일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더 변해야 된다고도 생각한다. 군대를 갔다오고 나서 일부러 더 다양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 계획도 잘 짜야될 것 같다"고 내일을 이야기 했다. 데뷔 16년째 '정경호의 재발견'이라는 이야기가 기분 좋게 들린다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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