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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나인', 한국판 '로스트' 없었다…실험작→문제작


파격 소재+참신한 스토리 잃고 갈팡질팡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미씽나인'은 참신한 실험작이 되기엔 부족했다. 호평으로 시작했지만 길을 잃고 갈팡질팡 했고, 결말마저도 산으로 갔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 마지막회에서는 서준오(정경호 분)가 윤소희(류원) 살인 및 무인도 사건의 혐의를 벗는 모습이 담겼다.

15회까지 펼쳐놓은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갔다. 살인 혐의를 벗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서준오(정경호 분)와 마지막까지 자신의 악행을 숨기고자 거짓으로 일관하는 최태호(최태준 분)의 대립이 펼쳐졌다.

라봉희와 정기준(오정세 분), 하지아(이선빈 분), 태호항(태항호 분) 등 무인도 생존자들과 윤검사(양동근 분)는 서준오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 했고, 황재국(김상호 분)의 결정적 증언으로 서준오는 누명을 벗는 듯 했다.

최태호는 자신을 옥죄어오던 장도팔과 서준오를 납치했다. 그는 장도팔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했고, 그런 최태호를 서준오가 말렸다. 서준오는 "더이상은 안된다. 사람들 죽여가며 평생 도망다닐거냐"고 소리쳤고 결국 최태호는 "나 왜 이렇게 됐냐"며 자책의 눈물을 흘렸다. 그간 서준오의 숱한 설득에도 꼼짝 않고 살인을 거듭하던 최태호가 너무나 쉽게 무릎을 꿇은 것. 결국 서준오는 혐의를 벗었고, 최태호는 죄를 받았다.

드라마 마지막은 '각을 세웠던' 서준오와 최태준, 라봉희는 물론 무인도 생존자 등 모든 사람들이 모여 페인트 칠을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장식됐다. 의도를 알 수 없는 '페인트칠' 장면은 뜬금 없었고, 연쇄 살인마 최태준을 일순간에 용서하고 포용하는 엔딩은 황당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종영 후 '역대급 반전'이라며 아쉬움과 당혹감을 쏟아냈다.

드라마 결말도 그랬지만, '미씽나인'은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었다. 실험작으로 주목 받았지만, 결국에는 용두사미 드라마가 됐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한 9명의 극한 생존기와 여기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행기 추락사고와 무인도 표류기라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소재를 꺼내들며 주목 받았다. 비슷한 소재 미드 '로스트'와 비교선상에 놓이기도 했지만 제작진은 한국 정서를 녹여 차별화 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추락한 비행기의 탑승자이자 실종자인 서준오(정경호 분), 라봉희(백진희 분), 최태호(최태준 분), 하지아(이선빈 분), 이열(박찬열 분) 등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싸움은 흥미로웠다. 탈출 이후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인물들의 치열한 진실 공방도 긴장감을 높였다.

여기에 죽음을 맞닥뜨린 인간의 다양한 군상과 심리를 세밀하고 촘촘하게 그려냈다. 국민을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컨트롤타워, 진실을 덮고 사건을 은폐하는데 급급한 정부 등 한국 사회의 뼈아픈 현주소와도 맞닿아있었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미씽나인'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스토리의 힘을 잃었다. 드라마 초반 촘촘하게 그려졌던 스토리와 긴장감은 악인 최태준에 가려졌다. 불사조처럼 살아나는 최태준으로 인해 개연성마저 잃었다. 드라마의 중심축도 정경호와 백진희가 아닌 최태준으로 옮겨가면서 '최태준 살리기'라는 웃지 못할 지적도 이어졌다. 드라마는 극단적인 캐릭터로 인해 설득력을 잃고 시청자들에 피로감을 선사했으며, 개연성을 잃은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마지막까지 '사이다 전개'는 없었다. 드라마 전개상 숱하게 던져놓은 떡밥을 모두 회수하지 못하고, 허술하게 마무리 지었다. 특히 마지막 5분 동안 펼쳐진 용서와 화해의 '뜬금포' 엔딩에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표했고, 분노를 표출했다. 4%대의 시청률을 지켰던 시청자들에게 '배신'을 안긴 드라마가 됐다.

'미씽나인' 초반 보여준 참신함과 실험 정신은 어디로 숨었을까. 배우들의 열연마저 거두어간 허술한 마무리가 두고 두고 아쉬울 듯 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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