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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뉴스위크의 변신에 거는 기대와 우려


미국에서도 두 잡지의 인기는 대단했다. 타임이 다소 보수적인 반면 뉴스위크는 좀 더 리버럴한 색채가 강했다. 논조면에서도 두 잡지는 미국 사회를 양분하면서 주간지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타임이 1923년, 뉴스위크가 1933년 창간됐으니 80~90년 가까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셈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두 잡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쏟아지면서 주간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갈수록 좁아진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점 역시 전통을 자랑하는 두 잡지에겐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뉴스위크의 종이잡지 발간 중단 선언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종이 잡지란 '고비용 저효율 모델'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 뉴스위크는 내년부터는 온라인과 태블릿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전통 대신 혁신을 택한 셈이다.

뉴스위크가 밝힌 종이잡지 폐간 이유는 역시 주변 환경 변화다. 무엇보다 최근 2년 사이에 태블릿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올 연말엔 미국 태블릿 이용자 수가 7천만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39%가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위크가 차마 밝히지 못한 이유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다. 2년 전 워싱턴포스트로부터 뉴스위크를 인수한 시드니 하먼의 유족들이 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뉴스위크로선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었던 셈이다.

뉴스위크의 변신 선언은 '글쓰기 공간'이란 측면에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두루마리와 파피루스가 종이에 밀려났던 역사를 떠올리게 만든다. 글쓰기 공간은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종이가 '읽기/쓰기 매체' 역할을 한 역사도 그리 길지는 않다.

아이뉴스24 역시 올 들어 종이잡지였던 엠톡을 디지털 잡지로 전환했다. 역시 비슷한 고민 때문이었다. 지나온 10년 전통보다는 다가올 수 십년 역사가 더 소중하다고 판단했다.

'제2차 대전 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았던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일찍이 "전통이 부재한 예술은 목자 없는 양떼와 같고, 혁신이 없는 예술은 시체와 같다."고 선언했다. 처칠의 저 말에서 '예술'을 '미디어'나 '저널리즘'으로 바꿔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전통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것이나, 전통을 내팽개친 채 혁신만 외치는 것 모두 적잖은 문제를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위크의 올-디지털 매체 선언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전략이나 성과물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점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을 혁신의 길을 택한 점만은 높이 평가한다. 뉴스위크의 과감한 변신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성원한다.

/김익현 글로벌리서치센터장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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