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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공인중개사에 '발등'"…무슨 일? [현장 써머리]


"안심하고 계약하세요" 말 믿고 들어간 세입자들 보증금 떼여
정부,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강화하는 법령 개정안 입법예고
"보증보험 가입 필수…위험 가능성 있다면 아까워도 계약 포기해야"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공인중개사는 나라에서 인정한 전문자격을 취득한 전문가잖아요. 게다가 보통 한 곳에서 오래 영업하니 누구보다 그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개업소에 찾아가 집을 구하고, 소개받은 매물을 신뢰하고 믿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중개사가 강력하게 추천한 전셋집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어요. 애만 탑니다."

최근 서울 관악구 등 수도권 오피스텔 150여 채를 보유한 50대 임대인 김 씨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의 안타까운 사례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전세 계약 만료일이 한참 지났지만, 집주인의 보증금 미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대다수 세입자가 임대인 김 씨가 보유 중인 건물과 가까운 Y부동산에서 매물을 소개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부동산 대표 A씨는 당시 임대인 김 씨의 매물을 선보이며 "건물주가 굉장한 자산가다. 건물이 아주 많다", "공동명의로 이름을 올린 임대인 김 씨의 남편은 대학병원 의사(교수)다", "이런 집은 무조건 안심하고 들어가 살 수 있다"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했다고 하네요.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DB]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DB]

건물주(임대인) 정보에 대해 빠삭해 보이고, 무엇보다 국가 공인전문자격증을 취득한 공인중개사이자, 대표인 A씨의 말에 의문을 품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마치 향후 발생할 일을 예견이라도 했듯이 "안심해도 된다"며 임차인이 마음을 놓을 수 있게끔 한 것도 계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임대인 김 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곤경에 처한 임차인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애타게 경찰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보증금을 건지려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증금반환 소송에 들어간 세입자 B씨는 "Y부동산 대표가 건물주가 엄청난 재력을 갖추고 있고, 건물도 한두 채가 아니라고 했다"며 "안심하고 계약해도 된다는 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내가 전세 계약을 맺고 채 1년이 되지 않아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이어 "현재 해당 부동산은 사업자가 변경됐고, 중개사의 행방도 알 수 없다"며 "대표의 말만 믿은 나 자신이 원망스럽지만, 공인중개사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상황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임차인에 대한 설명 의무를 강화하는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입법예고에 따르면 임차인에게 제공되는 새 설명서에는 임대인으로부터 받은 △확정일자 부여현황 정보 △국세 및 지방세 체납정보 △최우선변제금 △전입세대 확인서 제출 여부 확인 등이 포함됩니다.

정부 차원의 예방책이 강화됐지만, 업계 전문가는 무엇보다 계약 당사자의 꼼꼼한 사전확인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진태인 집토스 중개사업팀장은 "계약 과정에서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계약금을 이체한 마음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계약할 때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진 팀장은 구체적으로 실수요자들이 주의해야 하는 점을 몇 가지 꼽았습니다. 우선, 등기부 등본에서 '건물' 등기와 '집합건물' 등기를 구별해 살펴야 한다고 하네요.

진 팀장은 "'건물등기'는 해당 건물 전체 등기가 하나 존재하는 것으로, 다른 호실의 보증금을 알기 위해서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반드시 떼봐야 한다"며 "거기서 보증금과 건물에 잡혀있는 근저당 등 채권이 건물가액의 70%를 넘는다면 아무리 저렴하고 좋은 방이라도 꼭 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집합건물' 등기는 아파트처럼 호실별로 개별 등기가 된 것입니다. 즉, 옆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공동담보'가 잡혀있으면 일반건축물과 마찬가지로 다른 호실이 경매 넘어가면 함께 경매로 넘어갑니다.

진 팀장은 "이 경우 미리 공동담보를 말소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임대인이 이행하지 않을 위험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무릅쓸 경우 계약 시 '공동담보 말소 조건으로 진행, 잔금일 공동담보 말소 불가 시 계약 해제할 수 있다. 임대인은 계약금 배액을 상환한다'는 특약을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보증보험 가입입니다. 진태인 팀장은 "집합건물(공동주택, 오피스텔 등)외 건물은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울 수 있으니 계약 전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특약에 '보증보험 가입 불가 시 계약을 해제한다'는 문항을 써넣길 권고한다"며 "만약 상대방과 부동산이 이를 거부한다면 비록 싸고 좋아 보여도 2년 내내 위험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즉, 아무리 매물이 아깝더라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얘깁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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