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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승부조작 등 100명 사면 철회…"질타·비판 받아들일 것"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승부조작에 가담한 축구인을 사면 조치해 논란을 자초한 대한축구협회(KFA)가 재심 끝에 이를 번복했다.

KFA는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의결했던 징계 사면건을 전면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KFA)]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앞서 KFA는 지난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개최,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축구인 100명을 사면 조치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중 축구협회가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한 2명을 제외한 48명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KFA는 사면에 대해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 성과와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라면서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스포츠계에서 절대 금기시하는 승부조작범을 사면하는 촌극을 벌인 KFA에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졌다.

더욱이 승부조작으로 큰 피해를 겪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는 아무런 소통 없이 이뤄진 KFA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발표 시점도 논란이 됐다. 한국과 우루과이 평가전을 불과 1시간 앞두고 사면을 발표해 '날치기', '꼼수'라는 비아냥이 따랐다.

비난 목소리가 커지자 KFA는 지난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징계 사면에 대한 배경과 구체적인 설명을 밝혔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만 키웠다.

결국 KFA가 백기를 들었다. KFA 이사회는 "승부조작과 같은 중대 범죄 행위에 대한 징계를 다룰 때는 더 깊이 고민하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으며 경각심도 부족했다"라며 "잘못된 결정으로 축구인, 팬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징계로 그에 상응한 죗값을 어느 정도 치렀다고 생각해 사면을 의결했지만, 이는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위법 행위에 대한 예방 장치 강화도 약속했다. KFA 이사회는 "앞으로도 승부조작이나 폭력, 불법금품수수 등 위법 행위는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예방 장치를 강화하고 교육에도 더 힘쓸 것"이라며 "사면 결정 이후 협회를 향한 따가운 비판과 질책을 겸손하게 수용하고 분발의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임시 이사회. [사진=대한축구협회(KFA)]
대한축구협회 임시 이사회.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KFA 회장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2년여 전부터 '10년 이상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이 충분히 반성을 했고 죗값을 어느 정도는 치렀으니 이제는 관용을 베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일선 축구인들의 건의를 계속 받았다.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해당 선수들만 평생 징계 상태에 묶여 있도록 하기보다는 이제는 예방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계몽과 교육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고 사면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라며 "한층 엄격해진 도덕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무겁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한 "이번 사면 결정 과정에서 저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 저와 KFA에 가해진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다 나은 조직으로 다시 서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이번 일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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