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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왜군 괴멸시켰던 거북선…228년만에 CG로 복원


31대 함포 배치, 182명 승선 가능한 크기

설계도를 바탕으로 CG로 복원한 1795년 통제영 거북선. [사진=유클리드소프트]
설계도를 바탕으로 CG로 복원한 1795년 통제영 거북선. [사진=유클리드소프트]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왜군을 격퇴했던 거북선이 228년만에 컴퓨터 그래픽(CG)로 복원됐다. 이번에 복원된 거북선은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이다.

31대 함포를 배치할 수 있고 182명이 승선 가능한 크기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물이나 사진이 없어 진짜 거북선 모습을 아는 방법은 설계도를 찾아 복원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동안 설계도를 찾지 못했다. 마침내 거북선 건조에 사용했던 설계 자료를 찾아냈다. 이를 토대로 228년 만에 ‘거북선 축소모델’과 ‘컴퓨터 모델’을 통해 18세기 거북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1795년 왕명으로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龜船圖說)’은 19세기 초 거북선 건조에 사용한 설계도였다.

CG로 복원된 1795년 통제영 거북선. [사진=유클리드소프트]
CG로 복원된 1795년 통제영 거북선. [사진=유클리드소프트]

채연석 박사(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장, 전 항공우주연구원장)는 귀선도설의 기술방식이 전통 화약무기, 화차 등의 설계 자료와 비슷한 점과 그 내용이 거북선의 제작 설계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기록돼 있는 점에 착안했다.

이 자료가 실제로 거북선 건조에 사용했던 근거를 찾던 중 하나의 기록을 발견한다. ‘이충무공전서’ 출간 준비를 하던 1793년~1794년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냈던 신대현(申大顯)이 순조 9년(1809년) 4월 “거북선은 고 통제(統制) 충무공 이순신이 만든 것으로 이 배로 싸울 때마다 반드시 승첩했다”는 부분을 찾아낸 것이다.

이어 신대현은 “도식(圖式)이 ‘충무전서(忠武全書)’에 상세히 실려 있어 한번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다”라며 “거북선을 개조하거나 새로 건조할 때에는 한결같이 ‘전서’에 나오는 도식대로 하되 척촌(尺寸)의 규도(規度)를 일일이 대조해 전처럼 실속이 없다는 탄식이 없게 하고, 이렇게 한 뒤에도 혹 제도를 어긴 것이 드러나면 해당 간부를 문책하도록 해야겠다”라고 썼다.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 [사진=채연석 박사]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 [사진=채연석 박사]

채 박사는 이 같은 기록으로 봤을 때 귀선도설은 1809년 이후 실제로 거북선을 건조할 때 기본 설계 자료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귀선도설에는 1795년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 등 2종류가 설명돼 있다. 채 박사의 연구는 규격과 구조가 자세히 설명된 ‘통제영 거북선’을 우선 대상으로 했다.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상장 크기는 특성이 같은 거북선이나 판옥선의 규격 특징을 파악해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통제영계록’에 저판길이 67척인 1882년 거북선과 판옥선(우별선)의 저판과 상장(길이 88척, 폭 33척)에 대한 규격이 기록돼 이를 활용했다.

통제영계록의 1882년 거북선과 판옥선 규격 특징과 비율을 이용해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상장 길이 85척(26.6m), 폭 32척(10m)의 규격을 찾았다.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은 길이가 길고 폭이 좁은 것으로 돼 있었다. 채 박사는 상장의 폭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넓은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귀선도설에는 통제영 거북선의 3층 개판(蓋板)은 판자 22개로 덮었고 가운데 부분에 돛대를 누이고, 세우는 폭은 1.5척의 간격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귀선도설의 거북선 그림에서 개판부분을 보면 양쪽 끝부분 판자 5개는 3층 갑판 부분이고 여기에 판자 3장을 세워 개판의 벽을 만들고 그 위에 3장을 덮어 지붕 역할을 하게 했다.

폭 32척의 상장갑판에 판자 22개로 개판을 설치했더니 판자 1개의 폭은 1척7촌이 산출됐다. 개판의 아래 폭은 15척(4.7m), 윗부분의 폭은 11척 8촌(3.7m), 개판의 평균 높이는 5.3(1.6m)척에 이르렀다.

거북선 개판의 구조. [사진=채연석 박사]
거북선 개판의 구조. [사진=채연석 박사]

채 박사는 “이 정도의 크기면 소형함포를 양쪽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크기”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거북선과 판옥선의 경우 1층과 2층의 규격이 같다”며 “거북선은 별도로 설계해 건조하지 않고 기존의 판옥선 3층 갑판 중앙에 개판을 만들고 그 속에 함포를 장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거북선이 침몰하는 것을 피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개판은 3층의 중앙 가운데 부분에만 설치했다는 것이다. 거북선과 판옥선의 상장길이는 저판길이의 1.31배이며 상장의 길이 대 폭의 비율은 2.65였다.

채 박사는 “거북선의 개판(지붕)은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니고 3층 갑판의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지붕을 올린 것이 그동안 알려졌던 거북선 모습과 가장 다른 모습”이라고 전했다.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단면도. [사진=채연석 박사]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단면도. [사진=채연석 박사]

거북선 3층 개판 좌우에서 함포를 사용한 확실한 근거도 찾았다. 1894년 ‘통제영 해유문서’에서 2층과 3층 좌우. 전후에 함포를 배치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화기 배치 내용은 2층 선두에 3대의 대형함포(지자 1대, 현자 2대) 등을 비롯해 선미에 1대, 3층 좌우에 24대, 선두에 2대, 선미에 1대 등 모두 31대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거북선에는 장교 6명, 사부 18명, 화포장 10명, 포수 24명, 타공 4명, 격군 120명 등 182명이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군들이 한 달 동안 사용할 군량미 52석, 찐쌀 6석, 미숫가루 3석 등 모두 61석의 군량미를 1층 창고에 실을 수 있었다. 2층 중앙에는 수군들의 휴식 방이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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