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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나라의 청소년이 더 불행하다"


고려대 외국인교원 2인 공동연구 결과 발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부유한 나라의 청소년들이 중위소득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른들은 소득에 비례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지만 청소년들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로버트 루돌프(Robert Rudolf)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와 더크 베스만(Dirk Bethmann) 경제학과 교수 연구팀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학습강도와 교육관련 스트레스가 증가하기에 부유한 국가의 청소년일수록 주관적 웰빙(개인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본인의 삶의 만족도, 행복감 등)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스프링거의 행복연구저널(Springer's Journal of Happiness Studies)에 발표했다.

로버트 루돌프(Robert Rudolf)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왼쪽)와 더크 베스만(Dirk Bethmann) 경제학과 교수 [사진=고려대학교]
로버트 루돌프(Robert Rudolf)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왼쪽)와 더크 베스만(Dirk Bethmann) 경제학과 교수 [사진=고려대학교]

이번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8년에 시행한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PISA)의 일환으로 수집된 학생 설문 조사에서 추출한 중·고소득 국가 72개국의 15세 청소년 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 논문은 청소년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과 긍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감정, 인식된 삶의 의미 등 관련 개념들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가소득이 높을수록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더 빈번하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상실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량(GDP)이 늘어날수록 그 국가의 청소년 삶의 만족도가 낮아졌으며, 이는 성인의 경우 GDP가 증가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1인당 GDP 대비 청소년 삶의 만족도 [사진=고려대]
1인당 GDP 대비 청소년 삶의 만족도 [사진=고려대]

1인당 GDP 대비 성인 삶의 만족도 [사진=고려대]
1인당 GDP 대비 성인 삶의 만족도 [사진=고려대]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학습 강도'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지식 기반 경제에서는 삶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많은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고소득국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일수록 높은 학습강도와 학업관련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것은 낮은 웰빙을 유발한다. 반면에 중소득국가에서는 교육 수요가 낮아 청소년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행복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 심할수록 행복감이 감소하는 반면, 학생들 간 사이가 협력적일수록 청소년들의 행복감이 증가함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남자 아이들보다 여자 아이들에게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체로 여학생들이 높은 학습 강도와 학교 내의 높은 경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학생들은 그것으로 인해 남학생들보다 더 고통 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에는 저소득 국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저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저소득 국가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인간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즉, 음식, 쉼터, 깨끗한 물과 위생, 갈등의 부재)가 부족할 때,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경우, 국가 소득 수준에 비해 청소년과 성인의 삶의 만족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저자들은 “특히 동아시아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는 15세 학생의 23%가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하고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수면 재단이 권장하는 시간보다 2시간 적다.

“청소년기의 수면 부족과 여가시간 부족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근로자의 노동과 유사한 방식으로 다뤄야한다. 즉 정부는 과잉노동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 것처럼, 아동 권리 착취 및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학습 시간 제한을 시행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기본적인 기회비용 접근법을 사용하는 모든 교육의 경제적 분석에 정신적 비용을 통합할 것을 제안한다. 학업적 성취뿐만 아니라 협동적 학습환경의 육성 그리고 학생의 행복감 또한 교육의 주요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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