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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독서] "강아지 눈엔 아빠가 더 불쌍할지 몰라" | 우리 엄마 착한 마음 갖게 해주세요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네가 힘들 때, 어려울 때, 공부가 잘 안 될 때, 낮이나 밤이나 아빠가 네 뒤에 서 있다고 생각하렴"이라고 용기를 주려고 건넨 말에 어린 아들은 "그럼, 아빠가 귀신이 되는 거야?"라고 되묻는다. 세상의 모든 순수함으로 똘똘 뭉친 아이의 시선은 기분 좋은 유쾌함을 안긴다. 더 나아가 때로는 어른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는 혜안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고래 그림으로 유명한 로펌에서 일하는 이상직 변호사가 어린 두 자녀를 키우며 겪었던 좌충우돌 일상을 책으로 엮어냈다. 저자가 말하듯 이 책은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거나 좋은 학교에 가는 방법을 논하지 않는다. 일찍부터 새치가 많았던 저자가 나이를 성큼 먹고 흰머리를 가지게 된 지금, 십수 년 전 어린 아들, 딸과 함께 했던 시간을 되돌아본 "세월의 흔적"이다.

신간 '우리 엄마 착한 마음 갖게 해주세요' 표지. [사진=홍익출판 미디어그룹 ]
신간 '우리 엄마 착한 마음 갖게 해주세요' 표지. [사진=홍익출판 미디어그룹 ]

책 이름부터 유쾌하다. '우리 엄마 착한 마음 갖게 해주세요'라는 큰 제목에 부제로 '엄마의 잔소리에 어린 아들이 간절히 기도하는 소리'가 꼬리표처럼 붙었다. 200여 페이지에 담아낸 에피소드들마다 저자가 지었을 '아빠 미소'가 절로 짐작된다. 강아지를 보고 불쌍하다 했더니 "강아지 눈에는 아빠가 더 불쌍할지도 몰라"라고 되돌려준 딸 아이의 말에서 겪게 되는 '현타'라든가, 산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루돌프 사슴을 자신이 가지겠다고 말하는 순수한 발상(?)에서 오는 놀라움은 덤이다.

어느 때는 아이들이 지닌 순수함과 단순함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문제 해결의 답이 된다. 마흔 줄에 접어들었던 저자도 두 자녀들을 키우며 어디에서도 얻지 못한 귀한 배움을 얻었다고 한다. "오빠는 좋겠다"며 조르지 않고 자신의 바람을 완곡하게 전하는 딸 아이의 표현 방법과 아빠가 팔이 저리도록 많이 따서 건넨 딱지에 자신이 직접 딴 게 아니라며 되돌려주는 아들의 모습은 저자뿐 아니라 독자들도 한번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이 책은 '너에게 나를 보낸다' '나는 네가 무섭다' '가끔은 나도 사랑이 필요해' '기억해, 아니 기억하지 마' '사랑의 불시착' 등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어린 자녀들이 초등학생에 들어섰을 무렵까지 저자가 마주한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감정이 대략 시간 순으로 묶였다. 그 여정의 근간에는 자녀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깔렸고 아이들만큼이나 위트 있는 저자의 시선이 듬뿍 담겼다. 여기에 호주 시드니공과대(UTS)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의 딸 소연 씨가 삽화를 덧붙여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저자 이상직 변호사는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정보통신부 공무원, KT 윤리경영실 법무센터장을 지냈다. 지금은 대형로펌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억울함과 기업의 법적 다툼을 다루는 일을 해왔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최고 법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 변호사는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를 포함해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심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법제정비단,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인공지능·지식재산 특별전문위원회 등의 업무를 도왔다. 주요 저서로는 '나는 인공지능을 변호한다'(2023) '혁신과 공존의 신세계, 디지털'(2023) 등이 있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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