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확보 급한 보험사들, 저축성보험 금리 6%까지 올린다


유동성 확보 시급…중소형사 '마케팅 효과' 기대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11년 만에 5%대 저축성보험이 나온 이후 보험사 간 소폭 금리를 올리는 판촉경쟁이 불붙고 있다. 보험사들은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현금 확보가 시급한 가운데 저축성보험을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다. 연말 추가로 5% 후반대 상품이 속속 나오면서 조만간 6% 돌파도 예상된다.

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 KDB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 생보사들은 이달 5.8~5.95%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고금리 상품을 앞세워 자금 확보를 하기 위해서다. 특히 그동안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판매하지 않던 농협생명도 5.8% 수준의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IBK연금보험(5.3%), ABL생명(5.4%), 한화생명(5.7%), 교보생명(5.8%) 등이 5%대 고금리 상품을 내놓은 이후 대형사에는 1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린 바 있다. 이에 다른 보험사들도 연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고금리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현금(동전)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현금(동전)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한 곳은 푸본현대생명(5.9%)이다. 판매 준비 중인 동양·KDB생명 등은 5.9~6% 사이의 소수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연내 6%대를 넘어서는 저축성보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수신 금리 과당경쟁을 제한하라고 권고하면서 눈치 보기에 들어갔지만, 6%대 돌파는 시간문제다"면서 "특히 중소형사들 입장에선 역마진 우려를 감수해 고금리 상품을 냈음에도 대형사보다 매력적인 금리가 아니라 아예 관심조차 받을 수 없는 만큼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성보험의 주 판매 채널인 은행 창구에서는 보험사들이 시간차를 두고 소폭 금리를 인상하면서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저축성보험은 계약 후 15일 이내에 위약금 등을 내지 않고 청약을 해지할 수 있다.

보험사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저축성보험 금리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3%가 넘는 기준금리에 채권 금리가 10%대 수준으로 올라간 데다, 레고랜드 사태·흥국생명 콜옵션 논란 이후 채권발행 마저도 제한돼 조달 창구가 저축성보험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무리한 채권 발행보다는 5%대 저축성보험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보험사들은 최근 저축성보험의 의존도를 높이는 동시에 보유 채권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내년 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크다. IFRS17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보험부채)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한다. 기존의 원가평가 방식은 보험부채가 한번 확정되면 거기에 맞는 책임준비금을 쌓으면 되는 구조다. 하지만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평가는 시장금리에 따라 부채가 달라지고 그에 따른 책임준비금도 달라진다. 보험사들이 지금보다 더 탄탄한 자본확충 방안이 필요하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면서 역마진 문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상 고객이 낸 보험료를 통해 신규 투자에 나설 경우 운용수익률이 기대 이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방카슈랑스에 제한된 '25%룰'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에서도 25% 이상 제한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은행에서는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10년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인 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25% 방카룰로 더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라며 "내년 초까지 저축성보험 금리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실상 6% 돌파는 예상되는 수순이다"고 내다봤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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