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시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가전업계…'킹달러'에 고심


고환율, 수요 침체에 긍정적 영향 제한적…원자재 가격 부담은 지속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천400원대로 올라서면서 가전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은 가전 수출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원자재 가격 부담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5원 오른 달러당 1천40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천413.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1천410원대에 올라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1천422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 1천412.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보통 가전업계에서 고환율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가전업체들은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하는데, 환율이 상승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전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이미 원가 부담이 커진 상태다.

각 회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 58조521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4.6% 증가한 수치다. LG전자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 비용은 20조6천590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완화되는 듯했는데, 고환율로 다시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수요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실적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환율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들이 해외에 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에 부품 수입에 있어 환율 영향은 덜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고환율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살펴보며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출 기업의 경우 환율에 따른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모두 있다"며 "평소 환 헤징(위험회피)을 통해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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