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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서 홀대받던 '원전사업' 尹 정부서 부활…기업들 재시동


두산·삼성·현대·SK 등 잇달아 차세대 SMR 사업 진출…정부도 지원사격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홀대받던 원자력 발전 사업이 윤석열 정부 들어 부활하고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기술 이전과 수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원전 동맹' 선언 이후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원전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꼽고 대규모 투자와 사업 확대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 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하고 원자력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소형모듈형원자료(SMR)와 초소형모듈원전(MMR) 등 소형원자로 및 수소 생산 ▲원전해체·핵주기 ▲연구용 원자료 및 핵연료제조시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아울러 SMR 고유 기술 확보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미 정상이 원전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며 국내 기업들이 원전사업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강화 프로그램(FIRST) 참여 ▲한미 원전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한 시장진출 등 협력 강화 ▲제3국 원전시장 진출 방안 구체화 ▲조속한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 개최 등에 합의했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사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원전 사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향후 5년간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한 SMR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밝혔다.

GS그룹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SMR과 수소,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가 14조원으로 가장 많다.

두산그룹의 두산에너빌리티와 GS그룹의 GS에너지는 삼성물산과 함께 미국의 SMR 업체 뉴스케일파워의 지분투자도 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원자력 관련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지난 2020년 유일하게 설계인증을 받은 업체로, 세계에서 가장 앞선 SMR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GS에너지 3사는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전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GS타워에 위치한 GS에너지 본사에서 이병수 삼성물산 부사장(오른쪽부터),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존 홉킨스 美 뉴스케일파워 사장, 나기용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이 전세계 SMR 발전소 사업개발 공동추진 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에너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GS타워에 위치한 GS에너지 본사에서 이병수 삼성물산 부사장(오른쪽부터),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존 홉킨스 美 뉴스케일파워 사장, 나기용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이 전세계 SMR 발전소 사업개발 공동추진 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에너지]

뉴스케일의 SMR 기술, 한국 민간 발전사업 1위 GS에너지의 발전소 운영능력,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발전 기자재 공급능력, 삼성물산의 발전소 시공역량 사이에 시너지를 통해 향후 SMR 위주로 재편될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도 미국 테라파워와 손잡고 SMR 사업에 뛰어들었다. SK는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기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SK의 사업 영역을 연계해 다양한 사업협력 기회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테라파워는 지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했다.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테라파워의 SFR 기술은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핵연료 기술을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해 차세대 SMR 기술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대형원전에서 주로 사용되는 냉각재인 물과 달리, SFR기술은 끓는점이 높아 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 하에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는 테라파워와의 공동 기술개발 협력, 국내외 진출 및 상용화 협력을 통해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SMR 핵심 기술 확보와 차세대 원전 운영 등 관련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전 관련 신기술의 확보는 물론, 원전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원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4일 국내 기업 가운데는 처음으로 세계 원자력 사업 분야의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차세대 대형 원전 사업에서 상호 독점적으로 협력하고,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의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홀텍사의 SMR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고, 지난 3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도 진출했다.

정부도 '탈원전 정책 백지화'를 앞세워 원전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를 세웠고,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원전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총 47억9천만원 규모의 '2022년도 원전수출기반 구축사업'도 시작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민관 공동 '원전수출전략추진단'도 꾸릴 계획이다.

박동일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신규 원전과 기자재 수주는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과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 원전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와 외교적 수주 노력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민관 공동의 '원전수출전략추진단'도 만들어 조속히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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