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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려도 안 팔려도 문제"…삼성, 구글 '스마트워치' 두고 복잡한 속내


삼성전자, 구글 진입으로 점유율 영향 받을까…'위협보단 기회' 가능성도 나와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구글이 올 가을 스마트워치 출시를 예고하면서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웨어러블 운영체제(OS)를 두고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구글의 시장 진입이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올 가을 '픽셀워치'를 선보이며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다. 앞서 구글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픽셀워치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구글의 스마트워치 시장 진입은 예견된 행보이기도 하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웨어러블 업체 '핏빗'을 21억 달러(약 2조7천억원)에 인수하며 웨어러블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다.

구글 '픽셀워치' [사진=구글]
구글 '픽셀워치' [사진=구글]

픽셀워치는 원형 디자인에 돔형 유리를 씌운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 전용 OS '웨어 OS'를 탑재했으며, 구글 맵,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월렛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핏빗의 피트니스 기능, 이용자 활동 추적 기능도 도입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가진 구글은 최근 하드웨어 시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와 합작해 개발한 '웨어 OS'를 선보인 뒤 점유율이 확대되자 하드웨어에 관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웨어 OS'가 탑재된 '갤럭시워치4'가 출시된 지난해 3분기 웨어러블 OS 시장에서 웨어 OS의 점유율은 1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4%) 대비 13%포인트나 성장한 수치다.

스마트워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 진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스마트워치 시장이 590억2천만 달러(약 75조9천억원)로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한 것으로 파악했다. 오는 2025년에는 990억 달러(약 127조4천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선 구글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입하면서 같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있는 삼성전자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게는 점유율을 뺏길 수 있는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점유율 10.2%로 2위까지 오른 상태다. 하지만 1위인 애플이 30.1%의 압도적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3위인 화웨이(7.7%)와 격차가 크지 않아 삼성전자는 점유율 확대에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CNBC는 "픽셀워치는 애플워치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고, 세련되고 매끄러운 외관을 갖췄다"며 "아이폰 대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봤다.

삼성 '갤럭시워치4'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
삼성 '갤럭시워치4'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

반면 구글의 진출이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글이 아직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강자인 만큼 '갤럭시워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 이상의 갤럭시 팬을 보유하고 있다"며 "구글 스토어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픽셀 시리즈를 제공하지 않으며, 구글은 삼성전자처럼 광범위한 유통망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보다 작은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뺏기 시작할 것"이라며 "삼성이 아닌 다른 제조사들이 구글과의 경쟁을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구글의 스마트워치 출시가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샘모바일은 "구글의 자체 하드웨어 개발 경험은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와 웨어 OS에 더 최적화된 기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구글과 삼성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공급망 파트너이자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로서 구글의 새로운 야망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픽셀워치의 흥행이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픽셀워치에 '엑시노스' 칩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업계에선 픽셀워치에 '엑시노스 9110' 칩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엑시노스 9110은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칩셋으로 2019년 갤럭시워치 액티브, 액티브2와 2020년 갤럭시워치3에 탑재된 바 있다. 당초 업계에선 픽셀워치에 '엑시노스 W920'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했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구형 모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은 "구글이 픽셀워치 개발을 일찍 시작했을 수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엑시노스 W920으로 변경할 경우 픽셀워치 개발과 출시가 너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구형 칩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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