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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의 씁쓸한 은퇴 과정, 다음은 박용택인가


프랜차이즈 스타와 깔끔한 이별 못하는 LG, 팀 전통 될까 우려

[정명의기자]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적토마' 이병규(42)가 은퇴한다. 씁쓸한 은퇴다. 이병규는 현역 연장을 원했지만 구단의 뜻이 확고했다.

베테랑들이 은퇴 과정에서 구단과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이병규와 LG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LG는 과거에도 프랜차이즈 스타와 깔끔하지 못한 이별을 해본 경험이 있는 팀이다.

'야생마' 이상훈, '캐넌히터' 김재현이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상훈은 2004년 겨울 사령탑과의 마찰로 SK로 팀을 옮겼고, 김재현도 FA 자격을 얻었지만 LG의 섭섭한 조건을 전해듣고 SK로 이적했다.

이병규는 LG의 '레전드' 명맥을 잇는 선수다. 그러나 그 퇴장은 초라하기만 하다. 2013년까지는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최고령 타격왕'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 결과 시즌 후 3년 총액 25억5천만원에 LG와 FA 계약을 맺었다.

이병규의 입지는 2014년 양상문 감독의 부임과 함께 급격히 좁아졌다. 부상도 겹쳤다. 2014년과 지난해 이병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자 올 시즌 이병규에게는 '무기한 2군행'이라는 족쇄가 채워졌다. 지난 10월8일 두산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대타로 1타석(안타)을 소화한 것이 올 시즌 이병규의 유일한 1군 출전 기록이다.

이병규는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어했다. 물론 선수의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병규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병규는 뚜렷한 이유없이 2군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은퇴를 종용받는 분위기였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가 이병규의 은퇴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병규의 은퇴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도 결국 저렇게 될 뿐"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올 시즌 LG는 양상문 감독의 뚝심있는 리빌딩으로 정규시즌 4위를 차지했다. 젊은 선수들도 많이 성장했다. 이는 이병규를 1군으로 불러올리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됐다.

그러나 한 야구인은 "이병규의 문제는 구단이 충분히 조율할 수 있었다"며 "구단이 양상문 감독의 뒤에 숨어 프랜차이즈 스타를 방치하고 있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LG에는 이병규 외에도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또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박용택(37)이다. 박용택 역시 아직은 정상급 기량을 이어가며 팀 내 입지가 확고하지만, 기량이 떨어진다면 이병규와 마찬가지로 초라한 결말을 맞을 지도 모른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은퇴다. 이병규가 타구단으로 이적하지 않은 채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기 때문.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남는 씁쓸함은 지울 수가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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