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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700만 돌파, '디테일의 장인' 이범수 빛났다


7kg을 증량·함경도 사투리 등 림계진 캐릭터 완벽하게 표현해

[박재덕기자]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이 개봉 38일 만인 지난 2일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 '부산행', '검사외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이은 박스오피스 4위의 기록이다.

수많은 흥행 요소 중에 림계진 역을 맡아 열연한 이범수의 명품 디테일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27년차 베테랑 배우 이범수는 '인천상륙작전'에서 기름지고 능글맞은 북한군 사령관 림계진 역을 위해 7kg을 증량했다. 당시 남한군보다 사정이 좋았던 북한군의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이범수의 전략이었던 것.

또한 이범수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평안도 사투리 대신 북한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함경도 사투리를 주장해 성공을 거뒀다. 영화 개봉 후 '북한군 사투리가 생소하다'는 대중들의 반응도 있었지만 오히려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북한군 고위 간부를 공수한 줄 알았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범수로 인해 북한 연기의 기준이 달라졌다. 북한 관련 후속작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귀띔했다.

이범수는 현장에서 헤어, 분장, 미술, 소품팀과 가장 많은 상의를 하는 배우로 소문난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림계진이 든 소총의 길이, 탄띠의 색깔, 총에 맞은 상처의 분포까지도 세세하게 체크했다. 심지어 현장에 떨어진 탄피의 위치나 개수까지도 신경 썼으며, 본인의 신 뿐 아니라 단역들의 표정, 동선, 행동의 크기까지도 일일이 잡아주는 밑거름 역할을 기꺼이 수행했다.

이범수는 "다른 건 몰라도 작품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다. 현장에 있는 우리는 프로여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자신의 지론을 이번에도 충실히 수행했다.

중앙대학교 연기 전공인 이범수는 대학시절부터 '연기에 미친놈' 소리를 들었다. 연기가 좋아 대학을 휴학 없이 9년 간 다닌 그는 4학년 졸업반이 되어야 할 수 있는 학교 연극 '햄릿'의 주인공을 1학년 시절부터 꿰찼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그가 햄릿으로 서면 무대가 꽉 찼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신인 등용이 체계적이지 않던 시절 그의 데뷔는 쉽지 않았다. 문전박대도 숱하게 당했던 이범수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 '개 같은 날의 오후' '은행나무 침대' '접속' 등의 작품에서 단역을 거치다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드디어 괴물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인천상륙작전'의 이정재와 첫 인연을 맺은 작품이기도 한 '태양은 없다'에서 김성수 감독은 이범수를 보자마자 "괴물이 등장했다. 대박!"이라고 반색했다는 후문. 이정재 역시 한 인터뷰를 통해 "단발 머리를 하고 나타난 이범수를 보고 김성수 감독이 박수를 치며 '너를 괴롭힐 인간 하나 찾았다'고 무척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한결 같이 열정이 뜨거운 배우"라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이범수는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실제 단발 머리를 한 기사가 있었다. 느낌이 색다르더라. 그 기사에서 모티브를 딴 헤어스타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평범한 일상도 놓치지 않은 배우로서의 자세가 신인 때부터 갖춰져 있었던 것이다.

매 작품 캐릭터마다 자신만의 장치를 심어놓는 이범수는 영화 '짝패'에서는 파마머리에 걸쭉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했고, '오 브라더스'에서는 조로증 환자를 더 늙어 보이기 하기 위해 이마의 주름을 잡기도 했다. '킹콩을 들다'에서는 일부러 뱃살을 늘려 실패한 역도 선수의 현주소를 그렸으며, '슈퍼스타 감사용'에서는 왼손 투수 감사용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신의 한수'에서는 절대악을 강조하기 위해 안경을 쓴 채 액션을 고집하기도 했다.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또 한번 자신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이범수는 차기작 '사선에서'에서 가족을 구하는 인간적인 아버지 캐릭터에 도전한다. 또 어떤 디테일 장인 연기로 캐릭터에 녹아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조이뉴스24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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