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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성과연봉제, 어디까지 왔나


주요 기업 72.9% 임금제 개편 추진…삼성電 "연공서열 대신 직무"

[이원갑기자]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전환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 확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계는 성과 평가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OCI 등은 기존의 연공서열 기준 연봉에서 벗어나 성과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 지급 요소를 도입한 기본급 제도로 전환했으며, 이 같은 전환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5월 주요 기업 50여개사의 72.9%가 지난 3년 간 호봉제를 고치거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등의 임금 체계 개편을 추진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직무·숙련도·성과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생산직 임금체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연공서열에 바탕을 두고 임금 인상이 이뤄진 것을 바꾼 것으로 생산직 직위 체계 간소화, 직위별 체류기간 조정 등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생산직의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미 끝나 지난 7월 1일부로 시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OCI는 지난 2015년부터 생산직 임금체계를 '능력급제'로 전환하고 기존의 근속 년수에 따른 임금제 대신 인사고과 평가 등급에 따라 기본급에 능력별 차등 지급액을 가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OCI는 3년에 걸쳐 저성과자에 대한 능력별 인상분을 없애고 고성과자 위주로 배분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계열사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2년부터 직능·직위별 보상 체계를 누적식 '기준연봉'과 비누적식 '성과연봉'으로 이원화된 연봉제로 전환했다. 직급별 6개 구간으로 나뉜 연봉 구간 내에서는 성과에 따라 기준연봉과 성과연봉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기준연봉 임금 인상에서도 연공서열은 지양된다.

삼성전자도 지난 6월 27일 인사제도 개편안에서 기존의 연공서열 대신 직무역할을 승진 기준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또,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7월 4일 성과 중심 임금제를 뒷받침하는 자사의 평가 제도를 공개했다. '업적평가'는 변동급을 차등 지급하기 위해, '역량평가'는 고정급 차등 인상에 쓰인다.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에 적용되며 생산직 중 생산라인 작업 인원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별도의 정량화된 항목에 바탕해 평가 등급을 매긴다.

경총 관계자는 "사무직과 달리 생산라인 근무자는 정해진 과정에 따라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개인별 성과 평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같은 직무라도 불량률이나 개인별 숙련이 다르고 지식·기술·태도 등 이른바 '역량 3요소' 등을 가지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기업들의 추세에 대해 노동계는 성과 평가 행위 자체가 내포한 부작용에 대해 지적했다. 풍선효과를 불러올 뿐 아니라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것.

민주노총 관계자는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정한다면 해당 기준이 되는 부분에만 임직원의 역량이 집중되고 다른 부분의 업무가 소홀해질 수 있다"며 "주관적 평가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성과 외적인 이유로 특정인에게 의도적으로 낮은 평가 등급이 주어지거나 근로자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평가 담당자에게 뇌물을 주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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