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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 슈틸리케호, 풍성한 소득 얻었다


과제와 실수가 곧 소득, 선수 점검 끝내고 전술적 변화 가능성도 확인

[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의 유럽 원정 2연전이 끝났다. 스페인, 체코전을 통해 대표팀이 얻은 것과 보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대표팀은 극과 극의 경기를 펼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두 팀을 상대로 똑같이 전체 대형을 전진시키며 대범하게 도전했다. 현재 경기력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점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경기 치르기 전 기준) 스페인에는 전체적으로 균형을 잃으며 실수를 연발했다. 강팀의 위압감에 그대로 쓰러졌다.

스페인의 패싱은 역시 한 수위였다. 한국은 전반 31분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잘 버텨왔다. 그러나 선제골을 내준 뒤 경기 운영에 문제를 드러내며 수비가 붕괴됐다. 정신 집중력까지 잃으면서 후반에도 힘을 쓰지 못했다.

반대로 29위 체코전은 전반 26분 윤빛가람(옌볜 푸더)의 프리킥 골이 터지면서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왔다. 결국 선제골 싸움이 경기 운영을 가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후반에 다소 황당하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남은 시간을 실점 없이 버텼다는 것은 분명한 소득이다.

두 경기에서 대표팀은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 수비수가 끌고 올라오다 상대에게 똑같이 볼을 뺏겨 위험을 초래했다. 스페인전은 실점으로 이어졌고 체코전은 바로 근처의 동료가 적절하게 차단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유럽팀을 상대로는 빠른 공격 전개 또는 한 번에 받은 패스를 다시 전달하지 않으면 바로 상대에게 공격을 허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하나, 매번 우세한 점유율로 경기를 했던 것과 달리 두 경기에서는 밀리는 경기를 했다. 스페인전은 수치가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절대 열세였고 체코전도 전반에 2-0으로 앞섰지만 점유율이 46%-54%로 밀렸다. 밀리는 경기 내용을 체험했다는 점은 아시아 최종예선을 넘어 월드컵 본선까지 노리는 대표팀에는 큰 교훈이었다.

장거리 원정을 떠나면서 신체적인 능력 점검을 한 것도 의미가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은 이번 경기 장소인 오스트리아, 체코와 비슷하다. 김호곤 대표팀 단장은 "유럽 원정은 사나흘이 지나야 정상적인 몸 상태가 돌아온다. 현지 도착 이틀 만에 스페인전을 치렀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체코전에서는 그나마 우리의 신체 능력이 회복 되면서 팽팽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선수 점검에서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가장 고민하는 선수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지동원은 벤치를 오가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동원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는데 공격포인트에 관여하지도 못했고 상대의 몸싸움에 자주 쓰러졌다.

반면 그의 경쟁자 격인 이재성(전북 현대)은 스페인전 후반에 교체로 나서 주세종(FC서울)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에서 계속 뛴 리듬을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이어간 것이다. 체코전에서 굳이 그를 내보내지 않았던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이재성에 대한 점검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없을 때의 미드필드를 가동해 본 것도 소득이다. 스페인전을 풀타임 소화했던 기성용은 체코전에서는 거의 종료 무렵 시간끌기용으로 등장했다. 오른 무릎 건염이 재발하면서 보호 차원의 선발 제외였다.

주세종이 가성용의 역할이었는데 50%의 성공이었다. 전반 39분 석현준(FC포르투)의 두 번째 골에 주세종이 체코의 중심 톰마시 로시츠키(아스널)의 볼을 가로채 윤빛가람에게 보냈다. 이것이 석현준에게 이어져 골이 됐다. 피지컬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것을 패스와 활동량으로 메웠다.

다만, 전방으로의 도전적인 패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이른바 택배 패스가 일품이다. 기성용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주세종이지만 큰 경기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스페인전에서 골을 넣는 등 공격 가담 및 예리한 킥 능력이을 확인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이뉴스24 프라하(체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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