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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위기···저무는 스마트폰 시대


제조사들 암울한 올해 전망, 치킨게임 예고

[민혜정기자] '스마트폰 성장 시대의 종언이다.'

제조사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스마트폰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조사들의 실적과 판매량 지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천하의 애플은 13년만에 실적이 하락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내내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중국 신성 샤오미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예상된다. 이제 남아 있는 시장은 중저가폰 판매 비중이 높은 인도,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시장밖에 없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도 치킨게임으로 접어들었다.

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12.3%다. 지난 2014년 29.6%와 비교해 성장률이 10%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예상된다.

분기 영업익이 10조원이 넘는 애플부터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경고등이 커졌다고 인정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 759억달러(약 91조원) 순이익 184억달러(약 22조원), 아이폰 판매량 7천48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지난해 4분기 판매된 4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중 60%가 아이폰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접수한 셈이다.

그러나 애플은 13년만에 처음으로 다음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상 최대'에 가려졌지만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 증가율은 0.4%로 역대 최저였다.

◆韓 스마트폰은 샌드위치 신세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애플과 중국 제조사에 치여 샌드위치 신세가 된 형국이다.

세계 1위 삼성전자는 일년 내내 휴대폰 부문(IM부문) 분기 영업익이 2조원대에 머물렀다. 지난 2014년 2분기 4조원대 영업익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3조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중저가 제품 비중을 늘리며 8천만대 안팎 스마트폰을 판매,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중국 제조사 가격 공세에 연간 스마트폰 판매 5위권에 들지 못했다.

국내 제조사들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중저가폰은 고가폰에 비해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사실 아직도 수익을 좌우하는 건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며 "점유율 방어를 위해 중저가폰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늘리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캐너코드 제뉴이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영업익의 94%를 애플이, 11%를 삼성이 차지했다,

삼성과 애플의 수익 점유율을 합하면 105%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중국 제조사 등 대부분 업체들이 수익이 없거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제조사들도 고민 거리가 많아졌다. 수익을 남기는 단계에 접어들기도 전에 스마트폰 시장이 하향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초 야심차게 1억대 스마트폰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8천만대로 하향조정했고,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화웨이는 선전하고 있지만 삼성이나 애플처럼 성장하기엔 스마트폰 시장에 한계가 왔다.

더구나 이들의 홈그라운드인 중국 시장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14년도에 비해 3.4% 증가한 데 그쳤다. 지난 2014년 성장률이 30%를 넘어섰던 것과 견주면 성장세가 무척 더뎌졌다.

◆中도 한자릿수 성장률···신흥시장서 혈투 예고

이에따라 제조사들의 올해 발걸음도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애플은 2년내에 미국을 꺾고 세계 2위 시장으로 부상한다는 인도에 애플스토어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다음 인도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예년 보다 한 달 가량 빨리 갤럭시S7, G5를 각각 조기 출시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LG전자는 K 같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에 고가폰 못지 않은 디자인과 기능을 적용해 중저가폰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중국 제조사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샤오미는 다음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전략 스마트폰 'Mi(미)5'를 공개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그동안 애플처럼 자체 행사를 열어 신제품을 선보였지, 글로벌 전시회에서는 제품을 전시하는 부스도 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MWC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메이트8, 넥서스6P 등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IDC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이 포화되면서 제조사들이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제조사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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