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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규의 홈 네트워킹 대해부 - 15·끝] 홈 네트워크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며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홈 네트워킹 기술과 시장에 대해 알아보았다. 홈 네트워크는 조만간 우리 가정에 파고들어 생활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보장해 주고 가계 지출을 최적화해 주는 없어서는 안될 기본적인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홈 네트워킹 시범단지 건설이나 고급형 사이버 아파트 등과 같은 많은 실험적인 시도가 정부와 민간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들은 홈 네트워킹 관련 시장과 수익의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잣대일 것이다. 정부도 디지털 홈 사업을 2007년까지 정부의 IT 관련 주요사업으로 삼겠다고 천명하였고, 지난 5월에는 디지털 홈 사업계획에 대한 공청회까지 개최하였다.

이는 TDX 계열의 전자교환기, Ticom 계열의 한국형 주전산기 사업, CDMA를 이용한 휴대통신 사업에 이어, 디지털 홈 사업이 IT 발전을 위한 국가 주도 장기 전략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디지털 홈 사업계획은 가정을 중심으로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하면서도 접속이 가능하도록 국가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들을 접속하거나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u-Korea (Ubiquitous Computing Korea)를 건설하겠다”는 홈 네트워크를 국가 전반의 네트워크로 확대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림 1] 정부의 디지털 홈 개념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단순히 홈 네트워킹 기술을 가정에 널리 보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분야, 메모리 칩 분야에서 세계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우리의 IT 능력을 발판으로 향후 홈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사업 및 사회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홈 네트워킹 분야에서 최고 수익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에 대한 의지나 단순한 서비스 아이디어의 발굴로 그쳐서는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원천기술 보유를 통한 고수익의 기술료 수익이 동반되어야 한다. CDMA 사업 초창기, 우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비동기 방식의 GSM 기술을 배제하고 동기 방식인 CMDA 기술을 채택하였다. 여기에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곁들여지면서 우리나라는 무선통신 사업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되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원천기술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무선통신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지 않은 수익을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 회사에 헌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고속 인터넷이나 무선인터넷 분야도 비록 한국이 전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꼽히고는 있지만 실속을 차리지는 못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사업에서 우리는 미국이나 유럽이 부러워할 정도로 엄청난 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많은 해외 업체에게 기술료로 상당 부분을 지불하고 있다. 뒤늦게 WIPI라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만들어 공표했지만 그 동안 기술료를 받고 있던 업체들의 반발과 WIPI 기술료 지불 등 수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다.

홈 네트워크도 어느 순간이 되면 급속한 속도로 가정에 보급될 것이다. 특히, 국내는 초고속 통신망이나 무선인터넷의 사례에서 보듯이 홈 네트워킹 분야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보급률이나 보급속도에서는 전세계적인 모델 사례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행히 아직은 홈 네트워킹 사업이 초보단계에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술 표준화는 아직 실행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표준을 도입하기에는 아직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장비제조 업체에서 본격적인 채택을 미루며 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정부에 대해 홈 네트워크에 필요한 주요 기술표준을 우리의 주거문화에 맞도록 독자적으로 정하여 국내의 홈 네트워킹 구현에 적용해 나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어차피 어느 기술도 실질적인 산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지 못하여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CDMA 사업 초창기의 배짱과 이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상호호환성을 강화하고, 국제 표준과의 상호호환성을 고려한 우리의 기술 표준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특히, 한중일 삼국은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아파트와 같은 집단적인 주거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시장을 좀 더 넓게 보고 우리에게 어울리는 홈 네트워킹 문화를 성공적으로 형성해 간다면 우리의 바로 이웃에 있는 세계 최대의 시장에 누구보다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기술표준을 정하여 나갈 수 있는 분야로는 전력선 통신기술과 홈 게이트웨이 플랫폼 기술을 둘 수 있다.

▲ 전력선 통신기술: 국가별 전력 제공방식 차이로 인해 지역적 또는 국가적인 독자 표준을 추구하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는 전력선 통신용 모뎀을 개발하는 것이고, 이 모뎀을 통하여 상호호환성을 가진 통신 프로토콜을 제정하는 것으로서 정부와 민간에 의해 수년간 투자가 이뤄졌던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HNCP라는 전력선 통신표준이 정부와 산업계가 참가하여 표준안을 제정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어 우리의 실정을 고려한 표준인 만큼, 홈 네트워킹 시장의 도래를 앞당기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 홈 게이트웨이 플랫폼 기술: 홈 네트워킹 시장도 초반에는 장비나 배선과 같은 하드웨어나 설치 관련 분야의 수익이 크게 나타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홈 네트워크를 이용한 홈 서비스가 최고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홈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원천기술은 홈 게이트웨이 플랫폼이 될 것이다. 홈 게이트웨이 플랫폼 분야에서는 자바 진영의 OSGi가 산업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는 있으나 아직 홈 네트워킹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적용사례는 그리 흔치 않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홈 게이트웨이 플랫폼 표준을 제정하고 이를 적용한다면, 우리 기술에 의한 홈 네트워크 조기 실현은 물론, 홈 네트워크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무선인터넷의 한국형 플랫폼으로 추진되고 있는 WIPI 기술 개발과 같은 노력을 시장이 활성화 되어 주변의 반발이 거세지기 전에 홈 네트워킹 분야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국내의 기술표준 제정을 통해 국내의 홈 네트워킹 보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면, 우리의 홈 네트워킹 관련 서비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례에 사용된 표준 기술도 함께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또 외국으로부터 단순한 시스템 구축비용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기술료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일본의 NTT Docomo가 iMode라는 자체 개발한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유럽에 수출한 사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홈 네트워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여기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찾으려는 중소기업이나 비IT 기업에 대해 홈 네트워킹 기술과 시장에 대한 관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현규 아이크로스테크놀러지 대표 hklee@icross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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