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규의 홈 네트워킹 대해부 - 11] 홈 네트워킹 시장(1)

이번 호부터는 홈 네트워킹 시장의 특성과 동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홈 네트워킹 시장을 보는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촉진요인과 장애요인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회에서는 지면 관계상 홈 네트워킹 시장을 분류하고, 홈 네트워킹 시장 활성화의 장애요인에 대해서 설명하고, 다음 호에서는 시장활성화를 위한 촉진 요인에 대해 알아보겠다.

홈 네트워킹 분야는 다양한 시장이 존재한다. 가장 기본적인 조명제어부터 통합된 홈 오토메이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수많은 시스템들이 있다. 이런 시스템 제어기의 성능이 우수해지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제어기를 분류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소비자가 가전제품 등을 평가하는 기준은 대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근거로 한다. 따라서 홈 네트워킹 시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응용 분야별 제어기에 대한 시장을 알아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또한 동일한 응용에 대해서도 기본 제어기와 고급 제어기가 성능, 가격, 설치 조건상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기본 제어기와 고급 제어기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표 1].

[표 1] 홈 제어기의 종류

이러한 홈 네트워킹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애 요인들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의 홈 네트워킹 시장 활성화의 장애 요인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 높은 설치비용

- 표준화 문제- 소비자의 인식 부족

- 유통채널의 부족

1. 높은 설치비용

홈 네트워킹 선발 주자격인 홈 오토메이션의 주요 실패 사유 중 하나가 장비 구매나 설치 비용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이다. 홈 네트워킹도 배선, 장비교체 또는 구매와 같은 설치 및 설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직은 매우 높은 상태이다. 특히 가전장비는 아직도 소량의 주문제작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홈 네트워킹 가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반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홈 네트워킹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건축업자 입장에서는 건설비용 증가로 인해 분양가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요인이므로 거부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신규 아파트의 홈 네트워킹 설비 보유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아파트 분양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입주자들이 이러한 설비의 실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장비들이 가정제어에 의한 작동보다는 기존 사용법 대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건축업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남아 있다.

저렴한 설치비용을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와 SoC(기술의 Chip화)를 통한 원가 절감이 우선이며, 소비자가 실감할 수 있는 서비스 발굴을 통해 소비자의 홈 네트워킹 설치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2. 표준화 문제

홈 네트워킹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술들이 관련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표준화로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가장 좋은 방안은 시장 지배적인 기술로 통일하는 방안이겠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표준화는 강제성을 띤 조항이 아닌 권고안이므로 업체별로 상이한 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는 예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 표준화를 위해 많은 기구가 결성되어 있고 많은 업체들이 가입되어 있으나, 아직은 해당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장비간의 상호운용성을 위한 노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즉, 상이한 기술을 사용하는 장비와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노력은 아직 부족한 상태이다. 이러한 현상은 홈 네트워킹에 대한 소비자의 외면을 낳을 수 있고, 이는 홈 네트워킹 시장의 도래를 지연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의 경우 제어 네트워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력선 통신기술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요 가전업체에서는 각자 LonWorks나 LNCP와 같은 상이한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타 업체의 장비와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고려가 전무한 상태이다. 일부 신축 사이버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력선 통신이 가능한 가전제품이 설치되고는 있으나, 건설사가 가전업체에 특수하게 주문제작한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구매가 가능한 동일한 가전사의 동일 제품과의 상호운용성도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

3. 소비자 인식 부족

소비자들은 홈 네트워킹 중에서 방범/방재 서비스 이외 분야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이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국내의 경우, 월드컵과 함께 온 홈 씨어터에 대한 열풍으로 Entertainment 분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태이나 이는 홈 네트워킹 시장의 발전보다는 일시적인 유행에 따른 고급 장비의 보급에 그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소비자가 실감할 수 있는 홈 서비스(Killer Apps)의 발굴이 시급하다. 대개 이러한 Killer Apps는 사용자에게 금전적인 실익을 줄 수 있는 분야나 문화/오락 분야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전기료, 가스료, 수도료 등의 가계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서비스(원격검침, 희망 사용량 초과에 대한 고지 및 절약 모드 제시 등)나 가족이 함께 하거나 가족 단위의 대결이 가능한 게임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사업자에게 수익을 안겨 줄 수 있는 진정한 Killer Apps의 등장은 무선 인터넷의 사례(벨소리/캐릭터 다운로드, Coloring 등)에서 보았듯이,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소비자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4. 유통 채널 부족

홈 네트워킹에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다양한 제품이나 기술이 포함된다 [그림 1]. 따라서 홈 네트워킹을 보급하기 위해 수 많은 종류의 채널을 접촉해야 할 수도 있다. 사용자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홈 네트워킹이 가능한 장비를 일반 가전제품과 같이 어디서나 쉽게 구입하여 설치할 수 있어야 하며(Retail 시장의 활성화), 서비스를 포함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유통 채널을 통합하여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1) WAN 측면의 가치사슬

(2) LAN 측면의 가치사슬

[그림 1] 홈 네트워킹 관련 가치사슬

/이현규 아이크로스테크놀러지 대표 hklee@icross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