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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 무한 투자, 한·일 압박 강도 세져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서 中 4승 수확, 성장 속도 가파르다

[이성필기자] 중국 슈퍼리그의 지속적인 투자에 한국, 일본이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은 물론 태국 축구까지 성장을 거듭하면서 K리그가 자칫하다가는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라운드가 종료됐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광저우 에버그란데, 광저우 부리, 산둥 루넝, 베이징 궈안 등 중국의 4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아시아의 맨체스터 시티'로 불리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FC서울을 1-0으로 꺾었다. 2013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던 두 팀 간의 겨루기에서 광저우는 화려한 멤버들을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어서 서울전 승리가 그렇게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나머지 중국 세 팀의 약진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밀려 자존심 회복에 올인한 수도팀 베이징 궈안은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23분 에르톤이 퇴장당하는 열세 속에서도 후반 종료 직전 샤오자이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는 힘을 보여줬다. 장거리 원정에서 1명이 부족한 상태로 얻은 승리라 더욱 놀라웠다.

산둥 루넝은 빈 즈엉(베트남)과 골 퍼레이드를 벌이며 3-2로 승리했다. 상대가 베트남 클럽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둥의 당연한 승리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는 능력을 보여주며 경기 운영 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됐음을 과시했다.

가장 인상 깊은 팀은 광저우 부리다. 1994년에 창단했다고는 하지만 흔한 우승컵도 없는 슈퍼리그 중, 하위권 팀이었다. 2부리그 강등과 승격을 겪는 등 팀의 안정성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투자 결과로 모든 것이 살아났다. 지난해에는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했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뭉쳐 리그 3위로 시즌을 마치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3차 예선을 거쳐 당당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박종우, 장현수 등 한국 대표급 선수의 영입은 물론 모로코 최고의 스타였던 함달라도 보유하고 있다.

광저우 부리의 시즌 준비는 대단했다. 이전의 광저우 부리는 중국 국내나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유럽팀과의 평가전으로 조직력을 다졌다. 포항 스틸러스와도 연습경기를 했지만 디나모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등 동유럽 팀과의 연습경기로 체질을 강화시켜 고질적인 문제였던 중국 축구의 유리 조직력을 튼튼하게 만드는데 열을 올렸다.

이는 같은 연고지 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성장과 비슷하다. 1954년 창단한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2부리그 등을 전전하다 2010년 우승 후 2011년 슈퍼리그로 승격했다.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과감한 투자를 앞세운 것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이탈리아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영입하고 2011년 당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세계 연봉 3위로 기록됐던 다리오 콘카를 앞세워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지훈련도 지난해부터 중국을 벗어나 스페인 말라가에서 유럽팀과 겨루며 실력을 키우는 한편 구단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중국 축구의 성장은 축구광 시진핑 주석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일본 등에 눌려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던 국가대표팀의 강화를 목적으로 슈퍼리그 육성을 선언했다. 이후 기업들의 프로축구단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클럽들의 선전이 괜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광저우 부리에서 뛰는 박종우는 감바 오사카전 승리에 대해 "쉬운 팀이 하나도 없다. 운 좋은 승리"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슈퍼리그 우승팀을 슈팅수 3-8, 볼 점유율 38%-62% 등으로 열세를 기록하고도 2-0으로 이긴 것은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울수도 10-13으로 적어 거칠기만 했던 중국 축구의 모습에서 탈피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무대에 오른 한국의 4팀은 1라운드에서 1승 1무 2패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희망은 보인다. 전북은 가시와와 득점없이 비겼으나 경기력에서는 가시와를 압도했다. 지속적인 선수 영입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전북이다. 수원은 유스 선수들을 키워 기존 선수들과 융화에 집중하는 등 경쟁력 유지에 애를 쓰고 있으며 우라와에 2-1로 역전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패한 FC서울도 공격 전개까지는 합격점을 받았다. K리그는 매년 4강까지는 한 팀이 꼭 올라갔고 우승도 여러 차례 하는 등 기본 실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일본은 특급 스타들이 대부분 독일 분데스리가 등 해외로 유출되면서 각 클럽들이 전력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노장 선수들의 기량 저하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의 부재도 눈에 띈다. 일본 팀들이 1라운드서 1무 3패의 초라한 성적을 낸 것이 J리그의 현실을 대변한다. 2008년 감바 오사카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없는 일본이다.

이에 대해 우라와의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은 "챔피언스리그가 평준화됐다고 본다. 일본이나 한국은 좋은 선수가 유럽에서 뛰고 있다. 중국은 상당한 자금력으로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평준화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중국의 급성장으로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현재 챔피언스리그는 동, 서아시아가 4강까지는 따로 치른 뒤 결승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전처럼 8강부터 동, 서아시아가 같이 섞여 대회를 치른다면 또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등 중동의 주요 명문 팀들도 중국 못지않게 자금력을 앞세워 유럽에서 끝물인 대형 선수나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해 클럽의 힘을 키우고 있다.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이 아니면 점점 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에서도 구단이 합리적인 지출을 할 수 있게 정책적인 유연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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