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최형우 9회말 끝내기' 삼성, 1승 남았다

[김형태기자] 야구는 역시 9회부터였다.

삼성 라이온즈가 9회말 최형우의 극적인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4연패에 1승만을 남겨뒀다. 삼성은 10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1로 뒤진 9회말 2사 1·3루에서 최형우가 우익선상을 따라 굴러가는 2루타를 쳐내 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며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반면 경기 내내 리드하다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진 넥센은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아야 해 벼랑 끝에 몰렸다.

앞선 1∼4차전과 달리 드넓은 잠실로 이동해 치른 5차전은 예상대로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매 경기 터지던 홈런포가 이날은 불발되며 손에 땀을 쥐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초반 기회를 먼저 잡은 팀은 삼성. 1회초 1사 뒤 박한이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4번 최형우의 우전안타로 3루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2사 1·3루에서 이승엽이 좌익수 뜬공에 그쳐 찬스가 무산됐다.

2회에도 박석민의 볼넷 뒤 2사 1루서 김상수의 우전안타로 득점권에 진출했지만 나바로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넥센 우익수 유한준이 전력질주해 잡아냈다.

3회에는 1사 뒤 채태인의 볼넷에 이어 최형우가 우측 파울라인 안쪽으로 빨랫줄처럼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한준이 전력질주한 뒤 몸을 날려 공을 걷어내면서 삼성은 아쉬움을 삭혀야 했다.

초반 실점 위기를 줄기차게 벗어난 넥센은 6회초 드디어 선취점을 얻었다. 선두 박헌도가 좌전안타와 희생번트로 2루에 진출하자 서건창이 삼성 선발 밴덴헐크로부터 1·2루 사이를 총알처럼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때린 것. 넥센의 1-0 리드.

뒤진 삼성은 포기하지 않고 넥센 마운드를 두들겼다. 하지만 필요한 적시타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7회 진갑용의 좌전안타와 나바로의 볼넷으로 2사 1·2루 찬스. 하지만 믿었던 박한이가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8회에는 무사 만루 황금의 역전 기회를 잡고도 무득점에 그치는 허탈한 상황을 맞았다.

선두 채태인이 중전안타를 치자 최형우는 볼넷으로 찬스를 이었다. 다음 타자 이승엽은 흔들리던 조상우로부터 몸맞는 공으로 살아나가 순식간에 무사 만루. 희생플라이면 동점, 안타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 그러나 삼성 타선은 눈앞의 밥상을 또 다시 걷어찼다.

후속 박석민이 급히 투입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유격수 내야플라이에 그치더니 박해민은 1루수 힘없는 땅볼을 때려 3루주자 채태인이 홈에서 횡사했다. 2사 만루서 이흥련은 2루수 땅볼로 물러나 땅을 쳐야 했다.

하지만 삼성의 저력은 무서웠다. 9회말 마지막 찬스에서 기어이 결승점을 뽑으며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됐다. 1사 뒤 나바로가 넥센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살아나갔다. 다음 타자 박한이는 삼진에 그쳤지만 채태인이 우전안타로 기회를 살리면서 동점의 희망을 품었다.

2사 1·3루에서 등장한 최형우는 우익선상을 따라 총알처럼 굴러가는 2루타를 쳤다. 3루주자 나바로는 물론 1루 대주자 김헌곤까지 홈을 파고들며 삼성은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됐다.

한국시리즈 6차전은 하루 뒤인 11일 역시 잠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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