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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어 TV에도 황사바람 분다


하이센스 톱3 '코앞'···삼성·LG, 中 경계령

[민혜정기자] 스마트폰에 이어 TV 시장에도 중국발 황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6년 소니의 TV 맹주 자리를 빼앗으면서 세계 TV 시장은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가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TV 제조사들이 평판 TV는 물론 울트라HD(UHD) TV 시장에서까지 톱5로 부상하면서 TV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중국 TV제조사들은 세계 4분의1을 차지하는 최대 내수 시장,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제조사를 위협하고 있다.

6일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하이센스는 세계 TV 평판 시장 점유율 6.4%로 4위를 차지, 3위 소니를 0.4%p까지 쫓아왔다. 1위는 29.6를 차지한 삼성전자, 2위는 17%의 LG전자였다.

지난 4분기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5.2%, 소니는 7.5%였다. 한 분기만에 하이센스와 소니의 격차가 더 줄어든 셈이다. 소니가 세계 TV 3위자리마저 하이센스에 내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하이센스는 가격경쟁력을 발판으로 이 같이 선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이센스 리스 포터 미국 제품개발 총괄은 "중국 시장에서 우리 위치는 박리다매를 통해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TV제조사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고 있는 UHD TV 시장에서도 내수 시장 강점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UHD TV 시장의 70~80%를 차지한다.

NPD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지난 1분기 UHD TV시장 점유율을 보면 10위권내에 중국 TV제조사가 6곳(하이센스·스카이워스·콩카·TCL·창홍·하이얼)이 포진했다. 한국 제조사(삼성·LG)와 일본 제조사(소니·샤프)는 각각 2곳씩에 불과했다.

이처럼 중국 TV 제조사들은 강력한 내수 시장,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TV 업체는 물론 세계 TV시장의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내수 시장이 작기 때문에 북미·유럽 시장 등을 개척해야 했던 삼성전자·LG전자와는 상황이 다르다.

국내 전자업계 고위관계자는 "중국 TV제조사들이 워낙 저가 정책을 펼치다보니 중국 UHD TV시장의 경우 매출이 아닌 판매량으로 점유율을 집계하면 국내 TV제조사들은 10위권내에 들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TV의 패널이나 커브드 기술력이 중국 제품보다 우위에 있더라도 (중국 제조사의)가격을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중국은 전 세계 TV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TV 제조사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세계 TV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며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해 세계 정상에 오른 삼성·LG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중국 TV제조사들과 신흥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한국·일본 업체들은 중국 TV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UHD TV 평균판매가격(ASP)은 1천120달러로 2012년 7천851달러에 비해 85% 급락했다. 중국 시장에서 UHD TV의 ASP는 973달러에 불과하다.

중국 TV제조사들이 40~50인치대 UHD TV를 100~200만원에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LG도 여기에 보조를 맞춰 제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마케팅 비용을 쓰는 대신 원가를 절감하는게 최선책"이라며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해 싸게 많이 파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韓·中 차세대 TV 시장서 주도권 싸움 '팽팽'

한국업체들과 중국업체간 주도권 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삼성·LG가 정상을 지키고 있는 북미·유럽·중남미 지역 등에도 중국 TV 업체들이 도전장을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카이워스·콩카·창홍 등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지난 5월 OLED TV를 출시했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벗어나 새 TV 시장 개척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여기에 샤오미·레노버 등 스마트폰 강자로 떠오른 업체들도 UHD 화질과 스마트 기능 등을 앞세운 TV를 출시해, 차세대 TV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다만 추이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소현철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에 잠재적인 위협군이긴 하나, 북미·유럽 지역에선 시장 점유율이 채 5%도 되지 않는다"며 "한국업체들이 북미·유럽·중남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업체가 국내 제조사을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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