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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IT 경제학] 해외 영업이야기


 

신년에 사람을 만나보면 온통 먹고 사는 문제로 걱정이 태산들입니다. 잘 나가는 회사는 회사대로 기업의 성장기조를 어떻게 하면 유지하고 주가를 받쳐줄 수 있나 걱정이고 어려운 회사는 어려운 회사대로 생존의 선상에서 어찌할 바 몰라 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공통적인 전망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어렵겠다는 것이었습니다. IT시장은 더욱 오그라들 것이고 결국 벤처기업들은 푼돈이라도 먹으려고 저가 출혈경쟁은 심화될 것이며 기업의 현금흐름은 더욱 나빠진다는 전망이 절로 나오더군요.

필자도 나름대로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몇몇 등록기업 등의 대표이사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 마케팅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론 부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섣불리 대표이사직을 수락했다가는 언제 망신살이 뻗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개 기업을 접촉해본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 마케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남은 것은 실패사례만 눈에 띄더라는 것입니다. 한번 이것들을 보지요. 회사이름은 밝히지 않습니다.

(사례1) 대표적인 하드웨어업체입니다. 코스닥에 있는 업체로서 등록될 당시 엄청난 자금을 모았습니다. 수년전부터 미국 시장을 뚫기 위해 반듯한 도시의 그럴듯한 건물에 현지 법인도 만들었고 해외 매출을 올리려 혼신의 힘을 다했지요. 해외 전시회도 빠지지 않고 나갔습니다. 나름대로 이메일 마케팅도 하면서 때를 기다렸지요.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남은 것은 이렇게 해서 쓴 돈 100억원 규모의 영수증뿐. 기대했던 매출은 단 한건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사례2) 이동통신 관련 장비를 만드는 업체입니다. 알다시피 한국의 이동통신 관련 산업은 확장일로입니다. 이 회사는 아직 등록업체는 아니지만 관련업종에서 실력을 알리는 기업이고 인정도 받고 있지요. 사장이 나름대로 생각한 바 있어 미국에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MBA 출신을 해외 영업 담당자로 뽑았어요. 그 담당자는 열심히 해외 출장을 다니고 나름대로 수출을 뚫겠다고 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담당자는 퇴사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실적도 있을 리 없구요.

(사례3) 칩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설립한 사람들이 대기업 출신이다 보니 해외 영업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내의 잘 나가는 회사의 해외 영업 담당자를 스카우트했습니다. 아주 열심히 일 하는 사람인지라 처음에는 만족했습니다. 그 담당자는 해외에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CI작업을 시작하고 멋있게 브로슈어도 만들었지요. 그리고 회사의 정문 현관을 세련되게 꾸미고 외견상의 회사가치를 올리는 작업에 주력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문으로 외국 바이어들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담당자는 벤처기업이라 너무 영업지원이 부족해 실적을 올릴 수 없다면서 푸념만 늘어놓아 결국 해고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중 어디에 해당되십니까. 아마도 해외 영업에서 실패한 사례를 보면 이보다도 더욱 다양한 경우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한번 배경을 봅시다.

첫째 사례가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아닐까요. 국내 기업들은 우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법인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보통 돈이 드는 것이 아님을 잘 알아야 합니다. 전시회 한번 참가할 때 드는 돈이 보통 30만 달러 정도입니다. 다달이 참가하다 보면 이것만도 수백만달러 이상 돈을 까먹지요. 여기에다 직원 세명을 상주시키는데 필요한 자금만 연간 10억원 정도들지요. 사무실 공간만드는 것도 만만치 않지요. 그러니 2년간 1백억원 까먹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이 이렇게 미국 시장을 노크하다가 큰 돈만 쓰다보면 결국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나 필자가 최근에 외국과 거래를 하다보니 이런 것이 아닌 더욱 중요한 준비사항이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맥락을 가지고 지난해말 정부의 담당 관료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때마침 정부가 IT수출전략을 수립한 바 있어 이와 관련된 질문을 했습니다.

필자의 우선 포인트는 하나였습니다.

“수출이란 곧 국제적인 제품유통을 의미하는데 이번 정부정책은 해외의 유통업체에 대한 접근법을 정확히 지적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정부의 IT수출전략은 주로 중국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유통적인 접근방법이 나타나 있지 않지요. 게다가 대부분의 국내 IT벤처들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호되게 당했기 때문에 여기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이 있습니다.”

“그래도 전세계 주류 시장은 미국 아닙니까. 중국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미국 시장에 타겟을 맞추어야지요.”“차차 해야지요. 중국시장이 열리면 자동적으로 미국이 열리지 않을까요.”

국내 대기업들은 미국시장에 이미 지난 60년대부터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오래전에 무르익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벤처기업들은 아니지요. 누군가가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보다 중국에 우선정책을 두는 방안은 썩 내키지 않는군요.

앞으로 필자 컬럼의 일부를 해외시장 돌파작전에 맞추려 합니다. 성공과 실패사례를 찾아가며 포인트를 잡아가는데 여러 도움될 것이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좋은 조언 있으면 해주시고요. 워낙 강호고수가 많기에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호 Marketing Enabler mino@tomorr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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