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광저우의 '역겨운 역습' 3종 세트


전북전 앞두고 중국 기자들 최강희 감독에 무례한 질문

[최용재기자] 중국의 광저우 에버그란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준 낮은 중국 프로리그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일도 다 하는 클럽이다.

지난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바로 광저우였다. 지난 시즌 광저우의 우승으로 중국 클럽 축구가 한 단계 성장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리그 전체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우승이라기보다는 돈을 쏟아부어 들어 올린 우승컵이라는 측면이 있기에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광저우 팬들, 중국 미디어들은 여전히 축구 변방의 행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광저우를 위해서라면 예의에 어긋나고, 상대팀에게 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일들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광저우는 비록 강팀일지 몰라도 팀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저우는 한국 K리그 클럽과 인연이 많다. 그만큼 광저우에서 자행된 역겨운 일들도 많았다. 중국 클럽이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광저우의 역습'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예의와 배려는 찾아볼 수 없는 '역겨운 역습' 3종 세트가 있다.

◆중국 기자의 역습

지난 시즌 광저우-FC서울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 장소는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이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고, 중국의 한 기자는 엄청난(?) 질문을 던졌다.

"내일 승리해 우승을 한다면 리피 감독 앞에서 강남스타일 춤을 추겠는가?" 중국 기자들은 이 질문에 자기들끼리 키득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깔끔하게 일갈했다. 최 감독은 "강남스타일은 이미 유행이 지났다. 타이밍이 맞지 않는 질문이다."

◆중국 팬들의 역습

또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기 전에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광저우 팬들이 대거 나섰다. 이들은 서울이 연습하고 있는 훈련장에 몰려와 요란한 환영인사(?)를 했다. 이들이 자랑스럽게 꺼낸 것은 레이저였다.

수백 명의 광저우 팬들이 서울 훈련장에 찾아와 연신 레이저를 쏘아댔다. 서울 선수들은 레이저에 신경이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광저우 일부 팬들은 경기장 잔디 안으로 용감하게 들어와 난동을 피우기도 했다. 대단한 용기였다.

◆리피 감독의 역습

광저우의 수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역습도 있었다. 리피 감독의 오만함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지난해 3월, 전북 현대와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을 치르기 위해 전북 원정을 온 광저우.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 리피 감독이 참석하지 않았다. 이유는 30년 만에 아팠다는 것. 감독이 아프다고 해도 코치나 선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했지만 그들 역시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AFC 규정 위반이었고 벌금 징계가 내려졌다. 그런데 연봉이 100억원이 넘는 리피 감독에게 벌금 정도야 손자에게 주는 용돈이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오히려 리피 감독은 구단 프런트에게 벌금의 몇 배나 되는 돈을 일을 잘 처리했다는 명목으로 내줬다는 후문이다.

◆중국 기자의 역습 Again

전북은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G조 3차전을 위해 중국 광저우로 떠났다. 광저우와의 경기 하루 전인 17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기자의 역습은 어김없이 또 등장했다. '명불허전'이었다.

중국의 한 기자는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 이렇게 물었다. "최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 이동국을 포함해 전북 선수 5명을 뽑는 등 국내파로 대표팀을 구성해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는데,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은 해외파로 그리스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 어떻게 해야 더 무례하고 역겨워 보이는 질문을 하는지 따로 연습하는 모양이다.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인 것은 알겠지만 이번에도 실패했다. 최 감독의 성향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이 정도로 흔들리고 당황할 최 감독이 아니다.

최 감독은 이 질문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홍명보 감독에게 물어보라."

아직 광저우의 역습이 끊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경기 전, 후 팬들의 역습, 중국 기자들의 또 다른 역습, 그리고 리피 감독의 의외의 역습도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전북이 긴장할 필요는 없다. 항상 그랬듯이 무시하면 되고, 도가 지나치거나 규정을 위반한다면 AFC에 제소하면 된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광저우의 '역겨운 역습' 3종 세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