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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마우스"…마우스 창시자 엥겔바트 사망


현대 컴퓨터-인터넷 토대 닦아…GUI도 그의 작품

또 한 명의 거장이 세상을 떠났다. 이번엔 '마우스 창시자'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더글러스 엥겔바트다.

하이퍼링크, 동영상 화상회의 등 많은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던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8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엥겔바트 사망 소식은 컴퓨터 역사 박물관(Computer History Museum)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스탠퍼드 리서치연구소가 엥겔바트 사망 소식을 공식 확인해줬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엥겔바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As We May Think)'이란 논문으로 유명한 배너바 부시와 함께 하이퍼텍스트의 토대를 닦은 인물이다. 네트워크 컴퓨터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같은 혁신들도 전부 엥겔바트가 우리에게 남긴 선물들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역시 마우스다. 엥겔바트는 컴퓨터가 일반인들에겐 생소하던 때민 1968년 12월 9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브룩스 홀에서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마우스를 시연했다.

◆현대 인터넷 토대가 된 ARPANET에도 중요한 기여

엥겔바트는 1925년 1월 30일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서 2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오레곤주립대학에 재학 중이던 엥겔바트는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해군에 입대하게 된다.

해군 기술병으로 필리핀 지역에서 근무하던 엥겔바트는 그의 삶을 바꾼 중요한 논문을 한 편 접하게 된다. 그 논문이 바로 하이퍼텍스트의 토대를 닦은 배너바 부시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As We May Think)'이다. 군 복무 중 읽은 부시의 논문은 이후 엥겔바트의 삶에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된다.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 때 창업을 했던 엥겔바트는 이후 오랜 기간 연구자로 활동하는 SRI 인터내셔널에 몸 담게 된다. 당시 엥겔바트가 관심을 가진 연구 분야는 '컴퓨터 인터페이스'였다.

비트맵 화면을 비롯해 마우스, 하이퍼텍스트, 협업 툴 같은 것들은 전부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탐구했던 엥겔바트가 동료들과 함께 만든 작품들이다. 엥겔바트가 그래픽 이용자 인터페이스(GUI)의 선구자로 꼽히는 것도 이런 작업들 때문이다.

엥겔바트의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SRI에 설립했던 증강연구센터(ARC)였다. 미국 국방고등과학연구소(DARPA)의 지원을 받은 ARC는 나중에 알파넷(ARPANET)의 토대가 된다. 잘 아는 것처럼 알파넷은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의 효시로 꼽히는 중요한 발명품이다.

현대 인터넷 역사에서 엥겔바트를 빼놓을 수 없는 건 이런 업적 때문이다. 엥겔바트는 초기 인터넷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기술메달'을 받았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엥겔바트에게 메달을 수여하면서 "진공관 디스플레이와 마우스, 하이퍼텍스트 링크, 텍스트 편집, 온라인 잡지, 원격 협업을 포함한 개인 컴퓨팅의 토대를 닦은" 공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한마디는 엥겔바트가 컴퓨터와 인터넷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를 잘 요약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엥겔바트 자신은 '마우스'란 명칭 싫어해

하지만 '천재' 엥겔바트가 보통 사람들에게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거대한 발명품이 아니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마우스였다.

엥겔바트는 1970년 동료 엔지니어인 빌 잉글리시와 공동 개발한 마우스에 대해 특허권을 취득했다. 특허 출원 당시 명칭은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위한 X-Y 위치지시계'란 긴 이름으로 불렸다.

요즘 기준으로 치면 엥겔바트는 마우스 하나로 엄청난 부자가 됐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마우스 특허권을 이용해 돈을 버는 덴 크게 관심이 없었다. 매킨토시를 개발하고 있던 애플에 4만 달러를 받고 라이선스한 것이 전부였다.

엥겔바트는 대중들에겐 '마우스의 아버지'로 통한다. 하지만 정작 엥겔바트 자신은 마우스란 명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엥겔바트는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위한 X-Y 위치지시계'란 공식 명칭으로 부르길 좋아했다.

엥겔바트의 딸인 크리스티나는 최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마우스란 이름을 붙인 건 동료 엔지니어였다"면서 "마우스는 단지 그들이 애칭으로 부르던 말이었다"고 털어놨다.

더글러스 엥겔바트. 그는 진정한 혁신가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작동하는 문서 시스템을 꿈꿨던 배너바 부시와 함께 엥겔바트가 남긴 수 많은 유산들은 인류의 혁신 역사에서 중요한 한 장을 차지할 것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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