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석의 밴쿠버 리포트] 미국의 무선인터넷 이용현황과 그 시사점

인터넷 강국으로 알려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무선인터넷 이용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 및 무선통신 접속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각종 무선 통신기기의 발달이 가져온 새로운 풍속도로서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티즌들의 인터넷 이용행태를 주로 연구 조사하는 기관인 comScore Media Metrix가 올 1분기 중 미국의 18세 이상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무선인터넷 이용 실태를 조사하여 최근 그 결과를 발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무선 인터넷 이용에관한 매우 세부적인 사항들을 조사 분석함으로써 인터넷 서비스업계를 비롯하여 통신기기업계, 광고업계 등 관련 업계의 기술 및 마케팅전략 수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지난 1분기 중 미국의 18세 이상의 성인들 가운데 990만 명이 PDA 또는 휴태폰(셀폰)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1,910만 명의 PDA소유자 중 500만 명, 6,720만명의 휴대폰 소유자 중 580만 명이 포함돼 있으며 두가지 기기를 중복 사용하는 경우는 한쪽을 제외한 수치다.

이들 무선인터넷 이용자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72%(650만명)로 여성 28%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 무선인터넷은 남자들이 주로 선호하고 있음을 반영해 주고 있다. 전체 인터넷 이용인구의 성비에 있어서는 남성이 48%(4,530만 명), 여성이 52%(4,830만 명)를 차지하고 있다.

또 연령별로는 18~34세가 53%(530만 명), 35~54세가 42%(420만 명), 그리고 55세 이상이 4%(40만 명)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체 인터넷 이용인구 중 40%(3,760만 명)가 18~34세, 46%(4,280만 명)가 35~54세, 14%(1,320만 명)가 55세 이상이라는 사실과 비교할 때 무선인터넷은 특히 젊은 층에서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소득이 높은 계층일수록 무선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간 소득 6만달러 이하의 인터넷 이용자 중에서는 41%(410만 명), 6만달러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 중에서는 59%(580만 명)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인터넷 이용인구에 있어서는 51%(4,770만 명)가 연간 소득 6만달러 이하이고 6만 달러 이상인 사람은 49%(4,590만 명)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터넷 사이트는 어떤 것일까. 한국의 네티즌들에게는 다소 의아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동성애, 즉 게이/레즈비언 사이트가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이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29개 큰 카테고리와 71개 서브카테고리에 의해 분석됐는데 게이/레즈비언 사이트를 찾는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30%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자동차판매 사이트 17%, 구인구직, 영화, 입장권 판매 사이트가 각각 16%를 차지했다.

또 e메일 사용자의 무선인터넷 이용 상황을 살펴보면 전체 웹 기반의 e메일을 이용하는 사람 중 11%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넷스케이프 웹메일 이용자 중에서는 16%, AOL.com e메일 이용자는 15%, MSN Hotmail 이용자는 13%, 야후!메일 이용자는 11%가 PDA 또는 휴대폰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인스턴트 메시지 이용자들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11%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이들 중 MSN메신저 이용자는 14%, 야후!메신저 이용자는 13%, AOL의 ICQ이용자는 12%, AOL의 AIM이용자는 10%가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었다.

마지막으로 뉴스사이트에 대한 무선 인터넷 이용실태를 살펴보면 뉴스사이트를 찾는 방문객중 12%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선 인터넷을 통한 뉴스 검색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뉴스사이트는 월 스트리트저널 인터액티브 사이트로 17%가 무선인터넷에 의해 검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보스톤 닷 컴 16%, CNN 닷 컴 15%, 뉴욕타임즈 닷 컴 14% 순이었다.

이번에 무선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분석을 총괄한 comScore의 피터 다볼 무선인터넷 부문 사장은 “비록 무선인터넷 이용이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그 이용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조사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는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PDA를 통한 무선인터넷 이용자들보다 많지만 두 가지 기기 이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 비중은 PDA이용자 쪽이 휴대폰 이용자 쪽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통신기기 제조업체는 물론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석 리더스컨설팅그룹 북미담당 고문 hsju@cana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