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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석의 밴쿠버리포트] 회복조짐보이는 북미 IT투자


 

지난 2000년 초를 정점으로 내리막 길을 걸어온 북미 IT산업은 아직도 바닥을 모른 채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대형 통신업체들이 잇달아 회계 부정사건에 휘말리면서 IT산업 침체의 터널은 그 끝이 보이질 않고 있다.

특히 노텔, 루슨트 등 통신 장비 제조업체들은 아직도 종업원 감원, 조직축소 등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매출 감소 등으로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와중에 북미 기업들의 IT분야 예산 지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IT산업이 드디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 아닌가 하는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이 같은 희망적인 전망은 IT분야 시장조사 기관인 미국의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가 최근 북미 지역 기업 중 연간 매출규모가 5억 달러 이상인 기업체의 고위 의사 결정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비즈니스 테크노그래픽스 2002’ 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보고서에 의하면 올 하반기중 기업들의 IT투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 기업의 82%는 올 하반기에 현재의 IT투자 예산규모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19%는 하반기 들어 IT투자를 늘리고 있는 반면 12%는 이를 줄이고 있다고 응답함으로써 대부분의 기업들이 IT투자 예산을 늘리거나 현상 유지를 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올 하반기에도 IT투자 분위기가 매우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에 매우 긍정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산업 분야별로는 금융 서비스, 보험 그리고 소비자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IT지출 예산을 가장 크게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IT지출을 가장 적게 계획하고 있는 분야는 공교롭게도 IT산업분야 자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통신업계의 장기침체로 인해 IT산업 분야는 아직도 투자회복 기미가 전혀 엿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의 IT투자 계획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서버, 네트워킹 툴, 스토리지 제품 등 인프라용 하드웨어 제품을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인텔, 썬 등과 같은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반면에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구매예산은 오히려 축소하는 분위기여서 오라클, SAP, 시벨 등 관련 기업들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 기업들은 이들 기업들이 공급하는 ERP, CRM, 그리고 미들웨어 제품을 구매 우선순위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올려 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제품을 추가 구매하거나 기존 제품에 대한 대체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20% 미만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들 제품을 이미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당분간 이를 추가 구매할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올 하반기 북미 기업들의 IT지출 예산 규모는 산업별, 제품 분야별로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기업들의 IT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 하반기가 IT경기 회복 여부를 점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석 리더스컨설팅그룹 북미담당 고문 hsju@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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