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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석의 밴쿠버 리포트] 신문의 역사를 바꾸고 있는 디지털 신문


 

종이로 인쇄되기 시작한 신문은 3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종이 신문은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인쇄 기술의 발달과 독자들의 정보욕구 증대로 지면과 발행부수가 늘어나고 흑백 인쇄가 칼라 인쇄로 바뀌는 등 약간의 변화가 있었을 뿐 기본 틀은 예전 그대로다.

이렇듯 변화하지 않은 모습으로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신문이 최근 들어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디지털 신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인쇄 신문과 똑 같은 내용의 신문을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인데 신문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변혁이라는 점에서 신문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그동안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헤드라인 뉴스 전달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하고 인쇄 신문과는 별도의 광고를 웹사이트에 유치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대부분의 경우 웹사이트 유지 관리에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반면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어왔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인터넷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신문 발행방식이 바로 유료 디지털 신문이다. 디지털 신문은 우선 종이 신문과 똑 같이 편집된 뉴스, 그리고 종이신문에 게재된 것과 똑같은 광고를 온라인으로 독자들의 컴퓨터 스크린에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즉 기존의 신문사 웹사이트는 독자들이 헤드라인을 클릭해 기사 내용을 찾아 읽어야 하지만 디지털 신문은 인쇄신문 그대로의 레이아웃을 컴퓨터 스크린으로 불러내 신문의 모든 페이지를 읽어볼 수 있다. 독자가 원치 않은 페이지는 그대로 스킵할 수 있으며 광고도 마찬가지다.

이미 미국의 뉴욕타임스, 캐나다의 글로브 앤드 메일 등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개의 신문사들이 디지털 신문발행을 시작했으며 캐나다의 캘거리 썬 등 많은 신문사들이 뒤따라 이를 준비하고 있어 디지털 신문발행 방식이 급속히 확산돼 가고 있다.

현재 이러한 디지털 신문의 발행 및 보급은 크게 두 가지 방식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디지털 신문 판매를 대행하는 회사, 예를 들면 미국 텍사스 소재의 뉴스스탠드(NewsStand Inc.) 같은 회사가 여러 신문사들의 콘텐츠를 한데 모아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가 대주주인 뉴스스탠드 웹사이트에서는 더 타임즈. 더 글로브 앤드 메일. 더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를 비롯 전 세계 20개 이상의 신문사 및 잡지사의 디지털 콘텐츠가 판매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들 신문 및 잡지사들의 콘텐츠를 판매해 주고 구독자들이 지불하는 구독료를 각 신문사들과 일정 비율로 분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하나는 디지털 신문을 발행하고 이를 판매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각 신문사가 구매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 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올리브 소프트웨어(Olive Software). 소프트웨어 가격은 소프트웨어의 라이센스를 하나의 버전만 인정하느냐 아니면 여러 버전을 인정하느냐에 따라 적게는 2만 달러에서 많게는 8만 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신문사는 50개 이상에 이르는데 최근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와 영국 런던의 데일리 텔리그라프(The Daily Telegraph) 등이 올리버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바 있다.

이들 양자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뉴스스탠드의 경우는 독자들이 유료회원 가입을 할 때 자신의 컴퓨터에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올리브 소프트웨어의 경우는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 독자들이 그들의 웹 브라우저를 통해 디지털 온라인 신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뉴스스탠드와 올리브 소프트웨어는 이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디지털 신문을 독자들에게 판매하지만 이들 두가지 방식 모두 디지털 신문을 독자들에게 판매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이는 신문사 입장에서 볼 때 몇 가지 이유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기존의 인쇄 신문을 위해 만드는 같은 콘텐츠를 온라인 이라는 방식을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그리고 용이하게 독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쇄 신문과 달리 독자가 늘어나더라도 비용이 큰 폭으로 체증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배달에 따른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또 인쇄신문의 가장 큰 취약점이라 할 수 있는 지역적, 시간적인 한계성을 완벽하게 극복해 준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만 연결된 곳이면 똑 같은 내용의 신문을 지구촌 어디든지 동시에 배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신문사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 바로 신문 발행부수를 늘리는 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신문의 구독 역시 인쇄 신문 구독과 마찬가지로 발행부수를 계산하는 근거가 되고 이는 광고 매출과 직접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일간 전국지인 글로브 앤드 메일의 경우 지난해 10월 디지털 신문 판매에 들어가 현재 약 2천명의 독자들에게 디지털 신문을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 신문의 가격은 기존 인쇄 신문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이 신문사는 해외 주재 캐나다 대사관과 기업들의 해외 지사, 그리고 석유 생산현장 등 지역적 한계로 인해 인쇄 신문 배달이 늦어지거나 아예 배달 자체가 불가능한 곳 등을 디지털 신문의 목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

이 신문사는 지금까지 디지털 신문을 판매해 오면서 면밀히 관찰한 결과 지속적으로 뉴스를 업데이트해 서비스 하는 기존 웹 사이트와 새로 판매에 들어간 디지털 신문간에는 경쟁관계가 전혀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기존 웹사이트와 다른 디지털 신문 시장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 타임즈(The Times)도 지난해 10월 디지털 신문 판매에 들어갔는데 현재 약 3천명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신문사는 인쇄 신문 가격보다 해외 독자에게는 20%, 뉴욕 지역 독자에게는 15% 씩 각각 할인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디지털 신문 판매로 인해 올해 약 100만 달러의 매출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신문이 신문 판매의 새로운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디지털 신문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의 속도와 용량이다. 디지털 신문은 기본적으로 개인 컴퓨터에 신문 파일을 다운로딩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이 아니면 온라인으로 신문을 받아보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신문은 기존의 인쇄 신문과 신문사 웹사이트가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는데 최적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디지털 신문이 향후 인터넷 세대의 급속한 성장과 맞물릴 경우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면서 기존의 신문산업에 대단히 큰 파급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과연 디지털 신문이 300년 이상 된 신문의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쓰는 계기를 만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호석 리더스컨설팅그룹 북미담당 고문 hsju@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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