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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석의 밴쿠버리포트] 확산되는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 추세


 

인터넷 붐 초기에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된 웹사이트는 대부분 광고 의존형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즉 콘텐츠를 무료 제공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를 방문하게 만들면 거기에 온라인 광고시장이 형성된다는 식의 개념이다.

그러나 이같은 개념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온라인 광고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인터넷 거품 붕괴, IT산업 침체 등으로 인해 온라인 광고시장 자체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웹사이트들이 이 같은 온라인 광고시장의 한계를 탈피하고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키 위해 내놓은 대안이 콘텐츠 유료화다. 이는 콘텐츠 유료화만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많은 웹사이트들이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료화의 길이 그리 평탄치 만은 않다. 인터넷은 ‘공짜’ 라고 하는 네티즌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이 결코 용이하지 않은 데다 돈을 내고 볼만한 콘텐츠가 과연 얼마나 존재하느냐 하는 의구심이 네티즌들 사이에 뿌리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많은 웹사이트들이 온라인 콘텐츠를 유료화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는가 하면 네티즌들에 대한 유형 무형의 각종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콘텐츠의 질이 우수하면 유료화를 해도 네티즌이 찾아 든다’ 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입증되고 있다. 한가지 예로 미국의 온라인 출판협회(OPA ; Online Publishers Association)와 e비즈니스 전문 업체인 ComScore Networks가 최근 공동 조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 1분기에 미국에서 온라인 콘텐츠 구매를 위해 지불된 돈이 3억달러(약 3천3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지출규모는 해가 갈수록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지난해 총 6억7천500만 달러가 온라인 콘텐츠 구매에 지불돼 1년 전인 지난 2000년에 비해 92%가 늘어난 데 이어 올해에는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지난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콘텐츠 분야별로는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100% 이상 증가했는데 특히 비즈니스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개인정보/데이팅 콘텐츠 등이 상위 3위 랭킹에 들어 있으며 이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유료 서비스의 59%를 차지했다.

또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네티즌 수도 급증추세를 보여 올 1분기 중 1천240만 명이 돈을 내고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0만 명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터넷 이용인구를 기준으로 한 유료서비스 이용자 비율은 지난해 1분기 5.3%에서 올 1분기에는 9.2%로 늘어났다.

OPA는 ‘콘텐츠 프로바이더들이 유료 고객 유치를 위해 가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애를 써 왔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네티즌들이 드디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OPA는 또 ‘이번 조사 결과는 품질만 인정되면 이제는 네티즌들도 돈을 내고 콘텐츠를 구매할 용의가 있음을 반영해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야후와 같은 몇몇 웹사이트들은 온라인 콘텐츠 외에도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온라인 구직서비스 서비스 등 새로운 유료 서비스를 통한 수익창출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야후의 경우 현재 100만명 이상의 유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PA의 조사 결과 미국에서는 약 1천700개의 웹사이트가 콘텐츠를 유료화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의 비즈니스, 통신분야 컨설팅 회사인 양키그룹(Yankee Group)이 최근 인터넷 기업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13%가 이미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18%는 장차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콘텐츠 유료화 추세는 기업의 크기나 서비스 내용에 있어서 매우 다양하게 확산돼 가고 있다. 전자카드 전문 업체인 블루 마운틴카드(Blue Mountain Electronic Greeting Cards) 가 최근에 유료화를 시도했는가 하면 거대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프레미엄 서비스를 통한 유료화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MS는 미국을 비롯 캐나다 영국 이태리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 등지에서 웹사이트를 통한 서비스 유료화에 들어갔으며 이를 점차 기타 다른 나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말에는 ‘MSN8’ 이라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전문 유료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MS는 이를 통해 유료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콘텐츠와 새로운 보안 및 브라우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가 다양한 기업들 사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고 네티즌들도 여기에 점차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조만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도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는 갈 길이 멀다는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를 들면 양키그룹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설문 대상 60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콘텐츠 유료화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21%의 기업들은 콘텐츠 유료화를 시도할 경우 고객들이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었고 37%의 기업은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아직도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네티즌들의 뿌리깊은 ‘공짜’ 의식을 타파하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영해 주고 있다.

그리고 유료화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 역시 아직 취약하다는 사실을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이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사실도 양키그룹 설문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웹서비스 업계가 콘텐츠 유료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네티즌들도 업계의 그러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는 시간이 문제일 뿐 이미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주호석 리더스컨설팅그룹 북미담당 고문 hosukju@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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