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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두목곰' 김동주, 탈출구 있나


[김형태기자] 홍성흔의 두산 복귀로 어쩔 수 없이 주목을 받게 된 선수가 있다. 무려 15년간 두산의 간판 타자 역할을 해온 김동주다. 지명타자인 홍성흔과 포지션이 중첩되면서 팀내 입지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김동주를 바라보는 구단 안팎의 시선은 복잡하다. 그간 쌓아올린 명성과 성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계도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3년 32억원이란 다년 계약을 안겨준 게 전자를 반영한다면 올 시즌 66경기 출장에 그친 점은 후자를 투영하고 있다.

일각에선 김동주에 대해 구단의 실망이 깊어졌다는 말도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행동거지가 코칭스태프 인내심의 한계를 자극했고, 그 결과 시즌을 2군에서 마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후배들에게 솔선수범이 돼야 할 입장에서 오히려 팀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경우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기에 나섰을 때의 모습도 입방아에 올랐다. 올 시즌 초반 두산이 극심한 타선의 파워 침체로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을 때 4번타자인 김동주의 타격 자세를 두고 오해의 시선도 있었다. 가능하면 장타를 때려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툭툭 끊어치는 타법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 김동주가 올 시즌 기록한 65안타 가운데 장타가 7개(홈런2개, 2루타 5개)에 불과한 점도 '뒷말'의 배경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홍성흔이 FA 자격을 재취득해 두산에 다시 합류했다. 홍성흔과 김동주는 한 살 차이로 허물없는 사이이지만 이제는 서로가 잠재적 경쟁자가 됐다. 올 시즌 신예 4번타자로 두각을 나타낸 윤석민, 시즌 중반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만만찮은 장타력을 선보인 오재일도 김동주에겐 경쟁상대다.

김진욱 감독은 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단 김동주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감독은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다. 나는 선수를 버리는 사람이 아니다. (김)동주를 포기한 건 절대 아니다. 다시 팀 주축 선수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김동주가 변해야 한다고 김 감독은 강조했다. "이제 예전 같은 모습으로는 안 된다. 선수는 자기 자신과 팀, 그리고 팬을 생각할 줄 알야아 한다.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 전체'를 먼저 봐야 한다"며 "내년 스프링캠프에선 다시 기회가 주어질 거다. 모두가 똑같은 위치에서 출발한다. (윤)석민이도 아직 입지가 확실한 건 아니다. (오)재일이는 물론 (홍)성흔이도 이 점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주전 경쟁이 격화되면서 김동주가 자극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선의의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가 따라올 수 있다. 김동주의 재능과 실력은 여전한 만큼 계기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자기 몫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위기의 계절, 김동주는 과연 '두목곰'의 명성을 되찾으며 그라운드를 호령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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