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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유럽 IT 재발견] '절반 성공' 유럽 모바일 TV 시장 진출의 교훈


 

16강 꿈은 사라졌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평가 받는 한국 축구의 도전을 보며 인색한 평가라 할지 모르지만 유럽 모바일 TV 시장에서 한국 T-DMB의 현재 위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고전 원정 1승과 프랑스와의 무승부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던 것도 한국의 T-DMB가 유럽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마치 유럽 시장 공략이 눈 앞에 온 것처럼 평가 받은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유럽 모바일 TV 시장을 보면 지난 2년 동안 노키아 중심의 DVB-H와 한국 T-DMB의 주도권 경쟁에 퀄컴의 MediaFlo가 가세를 하고 영국 BT Movio와 RadioScape, 아일랜드의 공영방송 RTÉ가 개발한 DAB-IP가 뛰어든 양상이다.

유럽 모바일 TV 시장은 DVB-H와 T-DMB가 유럽 표준화를 전후로 해서 시장 선두자리를 놓고 결전을 보인 듯 하지만 지금까지 경쟁현황을 보면 DVB-H는 ‘맑음’, T-DMB는 ‘구름’, 퀄컴의 MediaFlo는 ‘흐림 후 점차 개임’이라고 할 수 있고 영국 BT의 DAB-IP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판단하기에 이르다.

지역으로 보면 북유럽과 남부유럽은 DVB-H가 주도적인 상황이며 프랑스와 독일은 DVB-H, T-DMB가 공존 양상, 영국은 DVB-H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플로(MediaFlo)가 약진, 그리고 DAB-IP가 가세한 형국이다. MediaFLo가 유럽 내에서 서서히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현재까지의 결과를 놓고 보면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다른 플랫폼들과 달리 한국 정부 주도하에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T-DMB의 경우 표면적으로 선전한 듯하지만 적지 않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유럽 각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유럽 표준화 채택이전부터 DVB-H에 기울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노키아에게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 시장에서 초기부터 한국의 도전은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모바일 TV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정부 주도하에 이뤄진 진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연 이해가 서로 다른 민간기업들이 주도하였다면 일사분란하게 유럽 DMB 표준화 작업과 독일, 프랑스 등의 모바일 TV 프로젝트에 참여가 이뤄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 표준화 작업을 해외에서 성사시켜 이를 상용화시키는 단계로 이끌어 내는데 필요한 여러 요소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쌓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IT 분야 역시 표준화 작업을 통해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을 추진해 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기에 절반의 성공이지만 정통부가 주도한 유럽 모바일 TV 시장 진출은 현 정부가 추진한 여러 IT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을 만한 실적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유럽 모바일 TV 시장 진출이 한국 DMB 업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지 또한 정부 주도의 해외 진출 전략이 시장 중심의 글로벌 경제에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또한 의욕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국내 IT 정책이 글로벌 환경과 달라 여기에 동참한 국내 기업들이 정작 해외 진출을 위해 새롭게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될 우려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유럽 모바일 TV 시장 진출을 통해 정부가 국내 IT 정책과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야 하는지 교훈을 터득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유럽 모바일 TV 시장 진출로 얻은 교훈

유럽 모바일 TV 시장 진출은 정부와 업계에 다음과 같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첫째, IT 분야의 표준화 작업 등을 위해 기술만을 앞세우기 이전에 한국과 뜻을 같이 할 해외 동반자가 없다면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내기 어려우며 사전 정지 작업은 필수다.

둘째, 기술력과 비용절감 등 상대방들이 호감을 가질만한 사항이 많은 T-DMB 이지만 유럽 이동통신사들은 초기투자가 많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 주도의 DVB-H를 낙점하고 있었다. 즉, 한국측의 정보와 사전 시장조사가 부족하였다.

셋째, 유럽 이동통신사들은 3G 라이센스 부분에선 정부 정책을 쫓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도 많이 영악해져 모바일 TV 분야에서 정부 정책을 따르지 않고 철저히 기업 중심의 사고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넷째, T-DMB의 경우 스펙트럼에 대한 제약이 없지만 DVB-H는 유럽 각국 정부가 스펙트럼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 향후 몇년은 더 논의가 더 이뤄져야 할 것 같고 어느 누구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3G 라이센스 정책에서 유럽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얻은 교훈이다.

다섯째, 일부 국가의 경우 DVB-H와 T-DMB가 공존하기로 하였지만 대세는 전국 범위로 다수의 채널 이 지원되는 DVB-H로 많이 기운 느낌이다. 그렇다면 많은 채널이 필요치 않은 현지 방송국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특징을 T-DMB가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섯째, 한국의 입장에서 유럽 DMB 표준화 전략의 목표 중의 하나가 단말기 출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미 정부 전략이나 일부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DVB-H 플랫폼 핸드셋 생산이나 T-DMB와 DVB-H 표준 플랫폼이 가능한 단말기 생산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유럽 모바일 TV 시장의 상용화는 한국의 기대와 달리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유럽 이동통신사들 스스로가 모바일TV 서비스 확산에 자신하고 있지 못하다. 물론 이동통신사 주도가 아닌 방송사들의 직접적인 모바일 TV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덟째, 한국의 메이저 단말기 생산업체들이 추구하는 고급화 전략을 T-DMB에 적용한다면 실패할 것이다. 이미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우수한 화질의 TV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가의 모바일 TV 시청 기능의 단말기보단 기능이 간편한 저가의 모바일 TV 단말기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유럽 모바일 TV 시장 확산 가능성은?

유럽에서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하여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졌다는 보다폰의 경우 유저들을 대상을 실시한 모바일 TV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모바일 TV에 대한 관심도가 불과 20%를 상회하는 수준 이었으며 현재 3G 서비스를 통한 TV 방송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약 40%선을 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Strategy Analytics’가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불과 20% 미만의 유저들이 모바일 TV에 관심을 표명하였다. 물론 한국의 예는 다르지만 소비자 성향이 다른 유럽 시장에서의 모바일 TV에 대한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은 예견하기가 쉽지 않다.

우여곡절 속에 출범한 3G서비스를 통해 유럽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TV 서비스 중에 생방송 중계 는 아니지만 특히 축구 관련 비디오 클립은 이동통신사 네트웍을 활용한 스트리밍 모바일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그래서 이번 독일 월드컵을 통한 방송 모바일 TV는 더욱 업계의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참고로 영국 이동통신산업 시장 조사기관인 Informa Telecoms & Media는 모바일 TV시장이 다음 월드컵 기간 동안 3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지난 아테네 올림픽과 이번 월드컵은 시험 방송 기간이기 때문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모바일 TV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nforma는 2011년 전세계 2억천만명의 시청자가 모바일 TV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3G 서비스에 대한 시장 예측에 작지 않은 오차를 보였던 시장조사기관들이 다시 모바일 TV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서 관련 업계뿐만이 아닌 사용자들로부터 작은 화면의 모바일 TV가 큰 호응을 얻을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하워드 리(유로비즈 스트래티지스 CEO) howard@eurobizstrateg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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