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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수가 없다"…일본‧중국 관광객 늘어도 면세업계는 '울상'


노동절 기간 약 8만명 한국 찾을 듯…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쇼핑 매력도
일본, 최장 10일 휴가 가능…엔저로 면세점 대신 가성비 쇼핑 추구
면세업계, 여행객 늘어도 상황 좋지만은 않아…경쟁력 마련 시급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이달 일본 '골든위크', 중국 '노동절'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호텔·관광업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유독 면세업계만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의 쇼핑 행태가 바뀌고 있고, 환율도 높아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모습. [사진=구서윤 기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모습. [사진=구서윤 기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올해 노동절 연휴(5월 1~5일)를 맞아 전국적으로 13억5000만명(연인원)이 이동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도 많아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등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음 달부터 7월까지 3개월간 해외여행을 예약한 응답자 가운데 31%가량이 한국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월 조사 때의 21%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진종화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 약 8만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황금연휴인 골든위크도 지난달 27일부터 5월 6일까지로 시기가 겹친다. 골든위크는 헌법기념일, 녹색의 날, 어린이날 등 공휴일이 몰려 있는 기간으로 올해엔 3일 휴가를 내면 최장 10일간 쉴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JTB가 지난달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골든위크 기간 해외여행을 생각하는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0.8%가 여행지로 한국을 꼽았고 동남아시아(16.7%), 대만(13.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호텔, 관광 업계는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면세 업계 역시 내외국인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쇼핑 행태 때문이다.

29일 오후 8시경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앞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다. [사진=올리브영]
29일 오후 8시경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앞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다. [사진=올리브영]

과거에는 단체관광객이 면세점을 찾아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했다면 이제는 개별관광객 비중이 높아졌고, 이들은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를 여행 필수코스로 방문해 값싼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29일 명동 올리브영 매장 앞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있었다. 이들은 올리브영을 구경하고, 그 앞에 모여 K-팝 스타의 포토카드 등을 서로 교환하며 시간을 보냈다.

여행사들도 과거와 달리 여행 상품에 면세 쇼핑코스가 없는 채로 개발하는 추세다.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 쇼핑 선호도가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인기 브랜드의 경우 시내 면세점은 북적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1인당 객단가가 확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 면세점이 가품 걱정 없이 좋은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환율 상승 등으로 매력이 떨어지면서 호텔, 여행 업계 다 터널에서 벗어나고 면세점만 남은 분위기"라며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고 있는데 엔저 현상으로 한국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는 게 일본 현지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기 때문에 면세점에서 구입할 이유가 전혀 없어졌기에 가성비 위주의 쇼핑을 즐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면세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 관광을 오는 여행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관광 상품이 개발되면서 면세점으로 집중되던 여행객이 다양한 곳으로 분산되고 있다"며 "차별화된 여행 상품 개발을 위해 여행사와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항공노선뿐 아니라 크루즈도 늘어나는 등 관광 인프라가 계속 회복되고 있기에 하반기에는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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