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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방침 하향 조정에도…의료계 "허수아비 총장들 들러리 세운 것"


6개 국립대 총장, 정부에 의대 증원 50~100% 하향 조치 건의
원점 재논의돼야…의협 "비과학적·주먹구구식 증원 인정한 셈"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2000명 증원 방침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점국립대 총장 건의에 대한 정부입장 등 의대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19. [사진=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점국립대 총장 건의에 대한 정부입장 등 의대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19. [사진=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오후 의대 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을 통해 전날 6개 국립대로부터 건의받은 '50~100% 범위 내 자율 모집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올해 정원이 확대된 32개 의대를 대상으로 50~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 신입생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8일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이 "2025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건의한 것에 대한 정부의 대답이다.

한 총리는 "정부는 의료계의 단일화된 대안 제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으며,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국민과 환자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이 '주먹구구식'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점 재논의가 우선시라는 입장이다.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과대학 교수가 연구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03.14 [사진=뉴시스]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과대학 교수가 연구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03.14 [사진=뉴시스]

이날 유범석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증원 원점 재논의가 모든 의사단체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숫자를 일부 조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 측도 입 보탰다. 김성근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은 "국립대 총장들이 의대 증원 규모 축소를 건의한 이유를 보면 교원 확보의 어려움 등 교육 여건이 미비하다는 것"이라며 "결국 의대 증원과 배정이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도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이 정도로는 솔직히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껏 생각한다는 게 허수아비 총장들 들러리 세워 몇백명 줄이자는 거냐"며 "'잘못된 정책 조언에 따른 잘못된 결정이었다. 원점 재검토하겠다'라고 하는 것밖에는 출구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앞 사물함에 실습용 가운과 토시가 걸려있다. 2024.02.23 [사진=뉴시스]
2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앞 사물함에 실습용 가운과 토시가 걸려있다. 2024.02.23 [사진=뉴시스]

사직 전공의들의 반응 또한 비슷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정부는 몇몇 대학 총장들이 제안한 걸 별다른 논의도 없이 하루 만에 덜컥 받아들였다"며 "2000명이라는 숫자에 과학적 근거가 없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병원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 다른 전공의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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