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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민주 탈당파'들 대거 총선 참패


범민주계 대권주자 이낙연, 광주서 '13.84%'
4선 이상 중진 설훈·홍영표 '한 자릿수'
與로 둥지 튼 이상민·김영주, 큰 격차로 패배
'원칙과 상식' 이원욱·조응천도 고배…김종민만 의원 유지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갈등으로 탈당했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 설훈·홍영표 후보와 조응천·이원욱 개혁신당 후보 등이 무더기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변경한 이상민·김영주 후보 또한 예상 외 큰 격차로 고배를 마셨다. 조응천·이원욱 후보들을 제외한 이들은 모두 4선 이상 지낸 중진들이다.

(위에서 왼쪽 순으로)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 설훈·홍영표 새로운미래 후보,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아래에서 왼쪽), 이원욱·조응천 개혁신당 후보(아래에서 오른쪽).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위에서 왼쪽 순으로)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 설훈·홍영표 새로운미래 후보,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아래에서 왼쪽), 이원욱·조응천 개혁신당 후보(아래에서 오른쪽).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재건'을 내세우며 광주시 광산을에 출마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13.84%(1만7237표)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2000년 2월 16대 총선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5선까지 지냈으며 전남지사, 국무총리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대통령선거에 앞서 그는 당내 대권주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런 그가 올 1월 계파 갈등으로 민주당과 결별을 선언한 뒤 새로운미래를 창당했고, 개혁신당과 잠시나마 손을 잡았다. 당시 그는 총선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았으나, 개혁신당과의 내부 의견 마찰로 11일 만에 '제3지대 빅텐트'를 깨고 독자노선을 택했다.

이 대표는 10일 저녁 광산구 선거 상황실에서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어느 경우에도 광주 시민의 듯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관계없이 제가 선거 기간 중에 약속드렸던 대로 대한민국이 더 이상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 광주를 더욱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드는 일,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저희 세대와는 달리 좀 더 자유롭게 성장해가도록 돕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영표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장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입당 환영식에서 설훈 의원(오른쪽)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영표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장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입당 환영식에서 설훈 의원(오른쪽)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설훈·홍영표 새로운미래 후보의 상황도 같다. 이들은 새로운미래 입당 전 민주당에서 4선 이상 지낸 인물이다. 5선 이력 중 경기 부천을에서만 3선을 지낸 설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6.15%(9087표)라는 결과를 안았다. 설 후보는 민주당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를 통보받자, 이에 반발해 탈당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애착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이낙연 대표와 홍영표 후보의 설득 끝에 새로운미래로 합류했다. 탈당 당시 설 후보는 민주당에 충고와 함께 "국민의 아우성에도 이재명의 민주당에는 국민은 뒷전이고, 그저 한 사람의 '사당화'만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서 '친문좌장'으로 평가받던 홍 후보의 경우, 본인 지역구에 이동주 의원과 영입인재 박선원 전 국정원 차장이 전략 공천돼 탈당을 결정했다.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셈이다. 인천시 부평을에서만 4선을 지내오며 지역 기반을 다져온 그는 이번 총선에서 8.25%(1만1399표)로 집계됐다. 홍 후보는 역시 탈당 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하면서 탈당이란 걸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려와 지금 민주당의 현실에 대해 정말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할 만큼 민주당에 대한 애착을 보인 인물이다. 탈당할 때는 범야권 승리를 기원하면서도 민주당 공천을 '정치적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이상민 의원(중간)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이상민 의원(중간)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꾼 이상민·김영주 후보도 마찬가지로 낙선했다. 이상민 후보 첫 시작은 제17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과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 내 개혁 완수를 목표로 삼던 열린우리당이었다. 중도를 우선시한 그는 당적을 여러 번 바꿨으나, 제19대부터는 민주당에 자리 잡아 지난해까지 지냈다. 이 후보는 탈당 전까지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신격화'를 견제해 온 대표적 비명계(비이재명)로 주목받았다. 자성론을 비롯한 쓴소리를 거듭 던졌던 그는 내부 반목을 빚다가 결국 지난해 12월에 민주당을 탈당했다.

대전시 유성을 지역구에서 패배 없이 줄곧 5선한 이 후보의 결과는 처참했다. 선거 결과, 37.19%(3만8209표)를 받았는데, 이는 황정아 민주당 당선자(59.76%)보다 무려 20% 이상 차이다. 이 후보는 11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부족한 제 탓"이라며 "그동안 저 이상민에게 물심양면 지원과 응원을 보내주신 지지자들께 인사 올린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영주 후보는 이낙연 대표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 김대중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진출한 인물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첫 입성한 그는 서울시 영등포갑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지냈다. 이외에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국회부의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때는 고용노동부장관에 임명되는 등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이런 그가 여당으로 당적을 옮기게 된 배경은 총선 직전 민주당으로부터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으면서다. 당시 그는 당 지도부에 "모멸감을 느꼈다"며 정확한 평가 기준·점수 공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이름표를 달고 본인 지역구였던 영등포갑에 출마했으나, 41.67%(5만5913표)에 그쳤다. 4선 중진 타이틀이 무색하게 채현일 민주당 당선자(54.53%)와 약 13% 차이로 패배했다. 김 후보는 낙선이 확정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잘못된 공천을 알리고자 국민의힘으로 출마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민주당이 배신의 프레임을 걸어 비록 패배했지만, 저는 지금도 이재명의 민주당이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중간)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응천 개혁신당 의원. [사진=곽영래 기자]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중간)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응천 개혁신당 의원. [사진=곽영래 기자]

민주당 출신 이원욱(경기 화성정)·조응천(경기 남양주갑) 개혁신당 후보들도 각각 9.22%(1만344표), 13.18%(1만5003표)를 받아 고배를 마셨다. 이들은 민주당 소속 시절 당내 대표적 비명계(비이재명)로 꼽히던 인사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졌다고 밝혔을 정도다. 지난해 11월 당시에는 김종민·윤영찬 의원과 함께 친명계(친이재명) 견제 목적으로 '원칙과 상식'을 창립하기도 했다. '원칙과 상식' 창립 직후에는 당 쇄신안 수용을 촉구했으며, 최후의 수단으로 집단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이원욱·조응천 후보, 김종민 의원은 탈당했고 윤영찬 의원은 잔류를 택했다.

결국 이원욱·조응천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을 택했고, 김종민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행을 결정했다. 이원욱 후보는 개혁신당 합류 후 <아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그들(거대 양당)을 견제할 '캐스팅보트' 정당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혐오 정치 탈피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응천 후보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윤 정권의 독선·무능을 심판해야 하는데, 정권 반대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의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며 "나머지 30%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는데도 당은 미동도 없다"고 비판했다.

'원칙과 상식' 창립 멤버 중 김종민 의원만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다.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를 받아, 이수진 비례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해 출마조차 못했다. 하위 10% 평가를 받으면 경선 득표율 30% 감산 페널티를 적용하게 된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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