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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유럽 IT 재발견] 2005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2005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향방은 급격한 변화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유럽 시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컬러 게임이 출시된 지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중심에 선 유럽의 저력은 2005년에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하반기 유럽 모바일 게임업계의 움직임은 이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을 좌우할 것 같은 예감을 던져 주었다. 한국의 매체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업체의 몸집 불리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시각에서 글로벌 시장을 분석해야 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유럽 메이저 개발사 인수

2004년 미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을 예고하며 전세계 개발사들에게 매우 매력 있는 시장으로 다가섰다. ‘Jamdat’, ‘Mforma’, ‘Sorrent’ 등 걸출한 미국 메이저 업체들이 미국 게임 시장을 리드하며 해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진출하면서 경쟁 관계에 있는 많은 유럽 메이저 업체들이 생각보다 글로벌 시장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한 것을 목격하였다.

유럽, 미국은 물론, 중국, 대양주, 중남미 시장에까지 진출한 Gameloft, 동남아와 중국에 진출해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는 Sumea, Macrospace, Iomo, Elkware, in-fusio 등이 대표적 유럽기업이다.

2004년 미국 메이저 업체들은 유럽에 현지 법인을 개설하고 한발 앞서가고 있는 유럽 모바일 게임시장에 진출을 시도하였지만 콘텐츠 질이나 현지화 전략에서 유럽 메이저 업체들을 능가하기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미국 시장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미래에 기대를 걸고 투자 환경이 조성되면서 한 퍼블리셔에 수천만 달러의 자금이 투입되는 등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하였다. 2004년 상반기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투입된 자금이 1억 6천만 달러 정도이며 이는 2003년 한 해 투자의 3배에 달한다.

반면 유럽의 투자 환경은 2001-2002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업계에서 사라진 몇몇 모바일 게임 개발사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유럽 벤처 투자가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쉽사리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럽 메이저 업체들은 2003년부터 미국 시장에 자체적인 진출을 시작하였다. 2004년은 전년도 대비 뚜렷하게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시장의 무궁한 잠재력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아울러 유럽 메이저들은 좋은 콘텐츠 이외에 현지 마케팅 능력이 절대적으로 좌우되는 미국 시장에서 파트너 없이 Gameloft의 Ubisoft나 THQ Wireless의 THQ 같이 미국 내 메이저 모회사가 있지 않는 한 미국의 자금력 앞에선 시장 공략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직접 인식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콘테츠 개발 능력과 앞선 서비스 노하우, 다양한 세계 시장 진출 경험의 유럽 업체들은 커다란 잠재력과 군침 흘릴만한 자금력의 미국 시장이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고 미국 업체들은 유럽 업체들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양측의 구애 작전은 2004년 GDC 모바일에서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움직임에 불을 지핀 것이 지난 7월 핀란드 개발사인 ‘Sumea’와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Digital Chocolate’와의 M&A이었다.

미국 기업의 유럽 기업 인수 현상은 8월 ‘Verisign’의 독일 모바일 게임 유통채널인 ‘Jamba’ 인수, 12월에는 미국 Sorrent의 영국 Macrospace 인수, 미국 InfoSpace의 영국 iomo와 독일 Elkware과의 연이은 M&A로 그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M&A의 대차대조표

쌍방간의 합의로 인수 금액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일 Elkware의 경우 2천6백만 달러가 지급된 것을 감안하면 대략 2천만 달러 선에서 인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Sorrent경우 여름에 2천만 달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자금의 대부분이 Macrospace 매입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업체들은 인수한 기업들의 기존 유럽 유통 채널을 그대로 이용하여 유럽 진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이점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의 이들 기업간 M&A의 대차대조표는 미국 기업의 인수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는 유럽 기업들이 좀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계약이 기존 경영권 보장이라는 조건이고 보면 유럽 메이저 업체들은 안정된 자금력으로 보다 높은 수준의 콘텐츠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고 기존의 탄탄한 유럽 시장에서의 영업과 든든한 미국 시장의 마케팅 능력으로 2005년에 이들은 더욱 역동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반면에 미국 인수 기업들은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면서 기존 유럽 기업의 유통 채널들을 그대로 유지하며 미국에서 개발될 콘텐츠를 진입시켜야 하는 현안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개발된 게임들이 그 동안 유럽 시장의 높은 콘텐츠 수준에 못 미쳐 유럽에서 고전한 것이 사실이다.

이들 미국 기업들은 이런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Activision, Acclaim, EA, Sega 등의 메이저 개발사들의 인력을 스카우트하여 콘텐츠 개발 수준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투자가들이 미래적 가치만을 위해 무한정 자금이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인수기업은 단기적으로 투입된 인수 자금 이외에 마케팅 자금까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찌되었든 인수 기업 입장에서 유럽 업체를 잘 활용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한편, 한국 매체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이들 글로벌 기업들은 아시아 파트너를 찾고 있겠지만 솔직히 한국 업계의 대응력이 미진하다는 느낌이다. 금년 앞서 열거한 유럽 메이저들과 한국의 메이저라고 할 수 없는 몇몇 업체와의 제휴를 주선하였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결과는 아주 미미하다.

물론 업체 자체적으로 내부적인 사정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M&A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되고 있다. 한국 벤처 기업들의 M&A는 긍정적인 부분 보다는 어려움을 탈피하려는 하나의 방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기존 경영권 보장 등에 연연하다 보니 적절한 결정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

Mforma가 한국 업체를 인수한 바 있지만 미국과 유럽 몇몇 업체들이 한국 업체와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그들의 시각은 이제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Gameloft, Elkware, In-fusio가 이미 중국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고 Macrospace, Sumea가 Singapore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펄펄, 글로벌시장에서도 펄펄?

얼마 전 ‘글로벌 시장에선 펄펄, 한국에선 설설’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론 내용으로 보아서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과연 ‘한국에서 펄펄, 글로벌 시장에서도 펄펄’ 나는 아이템이나 업체가 한국에 몇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오히려 그만큼 한국 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다르게 아주 독특한 시장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한국 시장에 우선 주목하여야 하는 개발사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는 다른 개발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모든 면에서 한국의 국력이나 기업의 능력이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파워를 갖고 있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의 개발사들은 한국 시장에 우선 주목해야 하고 후에 글로벌 시장의 경향에도 쫓아가야 하는 이중적인 개발 전략을 펼쳐야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모바일 게임 개발 역시 같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의 유통 특성상 개발사 의지와는 다르게 수익 창출이라는 현실 앞에서 개발사는 글로벌 경향을 인지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한때 단순한 게임성의 서구 게임이 한국에서 성공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더니 이제는 몇몇 업체들이 서구의 게임들의 한국 현지화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서구 게임의 성향은 간결하지만 화려한 그래픽 그리고 게임 중독성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 콘텐츠와 다른 성향의 게임이 국내에서도 서비스된다는 것은 업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부분이 있으며 글로벌 경향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팅해야 할 핸드폰 사양이 다르고 신규 핸드폰이 아니면 기존 핸드폰으론 이들 서구 게임의 퍼포먼스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복잡한 게임에 익숙하여 있는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서구의 게임성으론 성공적인 서비스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더 염려스러운 것은 서구 게임 서비스를 하면서 얻게 되는 이들의 게임 개발과 기획 능력 그리고 경향을 개발사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학습의 효과로 생각지 않고 수익 창출의 방편으로만 생각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실일 경우다.

서구업체들과 더불어...

얼마 전 한국에서 모바일 게임업체의 대표와 이야기 하던 중 미국 GDC 모바일에 대해 실망스러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즉 한국에서 몇 년 전 논의되던 것을 이제서야 심각하게 논의하는 수준을 보고 GDC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분명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IT 환경은 한국의 앞서가는 시장 성향을 같이 쫓아 주지는 못한다.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한국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인프라 환경에서 한국은 글로벌 리더가 분명하며 세계인들 모두 부러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상항에서 미국이나 유럽은 그들의 입장에서 시장을 주도해가고 있다. 그들은 한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시장의 주체다. 콘텐츠 서비스 업체나 소비자들은 앞선 기술력을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것이지 높은 기술력을 찾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 시장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지 환경에 주어진 조건으로 그들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 전략만이 성공할 수 있다. 앞서가는 기술력으로만 정복할 수 없는 것이 콘텐츠산업이다.

이제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는 유럽과 미국 기업들간의 제휴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나마도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업체 역시 미국이나 유럽 진출 전략 못지 않게 보다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지역을 수성하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기업은 이들 서구 업체들과의 제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들도 분명 아시아에 파트너가 필요하다. 규모 면에서는 거대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단연 으뜸이지만 결국 그들이 만만치 않게 생각하는 앞서가는 한국이나 일본 시장에 입성하려고 할 것이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은 기술력과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의 파트너가 매력적일 것이다. 2005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당면한 과제는 해외 시장 공략이상으로 서구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시급한 사안일 것으로 여겨진다. 그들과의 제휴 없이 글로벌 시장 진출은 매우 요원한 과제일 것이다.

/하워드 리(유로비즈 스트래티지스 CEO) howard@eurobizstrateg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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