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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질병코드 반대" 범문화계 공대위 출범


89개 단체 뜻 모아…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 시 법적 대응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도입에 맞서 게임을 비롯한 범문화계가 한데 뭉쳤다.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공대위는 한국게임학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학회·공공기관·협단체 56곳과 대학 33곳까지 총 89개 단체가 합류한 상태다.

질병코드가 게임 생태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위기로 본 공대위는 향후 게임 질병코드의 문제점을 적극 알리고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이하 KCD) 등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범문화계가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공대위를 공식 출범했다.
범문화계가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공대위를 공식 출범했다.

공대위는 이날 자유 선언을 통해 "게임은 지금 현대판 '마녀'가 돼 가고 있다. 아니, 마녀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젊은 세대의 '그릇된 문화'가 돌을 맞고 있다. 19세기에는 소설이 그 대상이었고 20세기에는 TV였다. 21세기에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새로운 악을 찾았고 낙인을 찍었으니 그것이 바로 게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게임이 소설이나 TV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유일하게 질병 코드를 부여받았다는 것"이라며 "소설의 독자들은 과한 몰입으로 인해 현실과 환상과의 구분 능력을 잃고 건설적이지 못한 분야에 힘을 쏟는다고 비난받았으나 이토록 비난받던 소설도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아니, 질병으로 분류되기는커녕 이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소설 읽기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또한 "나아가 소설은 게임으로 진화했다. 양방향 문화 매체인 게임은 이제 소설 속에서 상상해 왔던 현실을 가상으로 그려내고, 이용자 모두가 연결돼 서로 소통하고 생각하며 공동의 과업을 달성하는 장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저희들의 게임에, 게임을 조금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6C51' 이라는 코드명이 부여됐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게임은 저희들의 소중한 문화이며,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여는 창이며, 5천년 역사에서 한국이 자랑할 만한 혁신의 산물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호소하고자 한다"며 "게임은 인공지능을 낳은 토대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던 알파고의 아버지 데이비드 하사비스는 게임 개발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무엇보다 게임이 청소년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공부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삶에 위안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인정해 주시기 바란다"며 "그래서 지금의 저희가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공대위는 향후 국내외에서 이어나갈 활동 계획도 소개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공대위의 상설 기구화를 추진한다. ▲사회적 합의 없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도입 강행 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 특히 공대위는 법적 대응을 위한 자문도 이미 받아둔 상태다.

공대위는 또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항의 방문 및 보건복지위 위원장, 국회의장 면담을 추진하고 ▲게임 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을 마련한다. ▲게임 질병코드 도입 비포&애프터 FAQ 제작 및 배포 ▲게임 질병코드에 맞설 게임 스파르타(파워 블로거) 300인 조직과 범국민 게임 촛불 운동 시작 ▲게임 질병코드 관련 모니터링팀 조직 ▲유튜브 크리에이터 연대 활동 강화 ▲범국민 청와대 국민청원 검토도 함께 추진한다.

'오늘은 게임산업에 대한 장례를 치르는 날'이라고 운을 띄운 위정현 공대위원장은 "젊은이들의 문화이자 미래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게임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이 자리는 과거의 게임 문화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게임문화와 새로운 게임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자 앞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단히 놀랍고 가슴벅찬건 게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콘텐츠·문화·예술·미디어 심지어는 IT 학회와 협단체·각 지역 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까지 대의에 공감하고 참여했다는 것"이라며 "끝까지 공대위를 지켜봐 주시고 저희가 잘못하면 질책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WHO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오전 스위스에서 열린 제72차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 이용 장애에 질병코드(6C51)를 부여한 국제질병분류 개정안(ICD-11)을 통과시켰다. ICD-11은 오는 2022년부터 국내를 포함한 각 회원국에 권고된다. 보건복지부는 통계청과 논의해 KCD에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를 등재하는 방향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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