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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유럽 IT 재발견] 기지캐 켜고 있는 유럽 온라인 게임 산업


 

지난 2월초 런던에서 유럽 최초로 온라인 게임 관련 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리용에서 열렸던 ‘게임 커넥션’에서 부분적으로 온라인 게임에 대한 세미나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온라인 게임만의 컨퍼런스가 열린 적은 없었던 기억된다.

소니 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등의 메이저 기업 임원들이 참가하여 온라인 게임의 중요성과 함께 온라인 게임을 앞으로 다가올 하나의 경향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물론 아직 유럽에서 주로 거론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은 한국형 PC가 아닌 콘솔 온라인 게임이지만 ‘블리자드’를 중심으로 PC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었다.

이번 컨퍼런스에 한국 업체로는 ‘넥슨’이 참가하여 온라인 게임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참석자들에게 가장 앞서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현재 유럽에서 온라인 게임은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영국이 뒤를 쫓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럽에서 한국형 MMORPG 게임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는 불과 5개를 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대형 ISP업체들이 게임을 서비스하는 모델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이 모델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독일의 ‘Tiscali’, 프랑스의 ‘Wanadoo’라고 할 수 있다. 기타 자체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며 현지 ISP의 후원을 받는 모델도 있다.

비록 콘솔 부문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온라인 게임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일면 향후 PC 온라인 게임을 비롯한 전체 유럽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밝게해 주고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거의 90%에 이르는 PS2의 시장 점유율에 대해 네트워크 기술을 앞세운 ‘Xbox Live’의 입지를 강화하자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소니는 콘솔 온라인 게임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닌텐도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03년 ‘Xbox Live’의 전세계 사용자는 약 75만명으로 이중 유럽은 약 10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2004년에는 100만명의 새로운 사용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게임 콘텐츠는 50개 정도이고 금년 상반기내 20개 정도가 더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PS2의 경우 유럽 전체 2천만의 사용자가 있으며 이중 7.5%에 해당되는 백5십만명 정도가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니는 2006년 전체 PS의 보유자를 4천만명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중 25%인 5백만명 정도가 온라인 게임을 즐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 유럽 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프랑스 텔레콤 계열사인 ‘Wanadoo’이며 현재 유럽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온라인 게임인 ‘Dark Age of Carmelot’의 유럽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프랑스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나 곧 영국, 독일, 스페인 지역에서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Wanadoo’의 경우는 한국 온라인 게임이 가장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인지도 역시 상당히 깊다. 그 동안 자체적으로 여러 한국 게임을 분석하였으나 아직 마땅한 그들이 생각하는 대작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비방디 그룹의 ‘블리자드’는 금년 ‘World of Warcraft’의 프랑스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자체적인 서비스를 표방하는 ‘블리자드’이지만 비방디 그룹의 자금 경색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으며 그 대상 중의 하나가 프랑스 텔레콤 자회사인 ‘Wanadoo’라는 업계의 소식도 있다.

현재 ‘블리자드’는 프랑스 서비스에 이어 독일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서비스 될 예정이다. ‘블리자드’가 나름대로 유럽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미국 시장에 비해 유럽 시장이 약 40% 정도 PC 게임 시장이 크다는 사실이며 또 다른 것은 현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브로드밴드 보급률이다.

또한 현재 온라인 게임 시장은 매년 2배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블리자드’는 예측하고 있다. MMORPG 게임의 경우 향후 전 세계 시장은 5년간 18%의 CAGR을 보이고 있음에 반해 유럽 시장은 약 40%의 CAGR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의 게임 산업이 온라인 게임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티 활성화이다. 그 동안 싱글 플레이 게임에 익숙해 있던 유럽 게이머들이 온라인 게임의 커뮤니티를 통해 친구를 만들며 이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시장 조사가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분석 내용에 의하면 게이머들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평균 11명의 친구를 사귀었으며 또한 지역적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이 온라인 게임 사용률이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그 중에서도 영국은 ‘Xbox Live’가 유럽 내에서 가장 활성화되어 있으며 특히 맨체스터가 그 중심에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지역 역시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북유럽과 네덜란드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소극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온라인 게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지고 빠른 속도의 브로드밴드 보급률 등 여러 좋은 조건이 펼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다름 아닌 빌링(결제) 문제이다. 현재 유럽에서 e-커머스의 보급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는 큰 이유도 빌링에 관한 문제이다. 이미 해외에서 온라인 게임을 상용화해 본 경험이 있다면 신용 카드 결제 시 발생되는 부도율이나 도난 사고 등의 문제점을 많이 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대중적인 빌링 솔루션인 신용 카드의 경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은 신용 카드 결제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 국가의 경우는 신용 카드가 아닌 직불 카드가 대부분 사용되고 있어 게임 사용자 확산이 만만치 않은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빌링 솔루션은 업체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중요 현안 중의 하나이다. 성인이 아니면 신용 카드나 직불 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중국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게임 타임 카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실제 타임 카드는 미국 지역에서 서비스 운영업체들을 통해 소개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Gamespy’ 참석자가 밝혀 새로운 결제 방식이 도출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럽 최대 온라인 서비스 업체인 프랑스 ‘Wanadoo’는 중간 유통상에 30% 정도의 수수료가 지불되는 것이 유럽 시장 환경상 권장할 만한 대안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물론 다른 참석자들의 이에 대한 이견도 있었다. 온라인 게임 사용자의 주류가 청소년 층이라고 한다면 이 타임 카드도 그들을 위한 대안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아바타나 아이템 구매 등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토론도 있었지만 유럽 시장 환경상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당분간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많은 참석자들의 생각이었다.

어찌되었던 이번 행사를 통해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는 것은 한국 온라인 게임 업계로서는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사항이다.

한편, 한국 온라인 게임의 경우 ‘라그하임’이 ‘biosfear’와 ‘SavageEden’라는 브랜드로 서비스 중이며 아직 상용화가 성공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그하임을 서비스하는 ‘Tiscali’가 한국 게임에 대해서는 수년간 연구하여 왔기 때문에 한국 온라인 게임의 장단점을 잘 분석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외에 JC 엔터테이먼트의 ‘Redmoon’, 넥슨의 ‘Shattered Galaxy’, 액토즈의 ‘Legend of Mir’ 등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나 아직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 생각하는 한국 온라인 게임은 우선 그래픽에서 최근 경향과 아직 거리가 있는 듯 하다고 하지만 ‘리니지 2’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게임성 여부를 떠나 게임을 평가하는 기본적인 단계는 그래픽 처리이기 때문에 서구인들이 지적하는 그래픽 처리에 대해서는 깊이 새겨야 할 사항이다.

또한 유럽 게이머들은 키보드 조작보다 마우스로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을 선호하고 한국 게임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것 같다는 의견이다. 보다 개인적인 특성과 게이머 들 사이에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의 캐릭터가 한국 게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국 게임이 서구 온라인 게임에 비해 쉬운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적인 게임 방법으로 아이템을 획득하고 레벨을 높이기 보다는 다양한 퀘스트를 통한 어드벤처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전 유럽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이 4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2007년까지는 1,2년의 진입을 위한 착실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 산업을 육성하여 온 정부이지만 이제는 육성된 산업을 아시아권에서만 머무르길 원하는 정부 입장이 아니라면 더 늦기 전에 서구 시장의 진출을 위해 정부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하는 입장이 된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는 유럽 온라인 게임 시장 진입의 적기는 향후 2년 정도가 될 것 같다. 이시기를 놓친다면 솔직히 한국 온라인 게임은 상당 기간 서구 시장에서 제 자리를 차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워드 리 / 유로비즈 스트래티지스 CEO howard@eurobizstrateg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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