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라면세점에 이어 신세계면세점도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임대료 '27.9% 인하안'을 수용하면서 중소·중견면세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임대료 인하 문제가 오랫동안 논란 거리가 되는 것이 면세산업 전반의 이미지에 좋지 않다고 판단해 대기업 사업자들이 모두 임대료 조정에 합의하자, 강하게 반발했던 중소·중견면세점들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이날 오후 2시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임대료 27.9% 인하안에 공식 합의했다. 이는 인천공항공사가 처음 제시했던 안으로,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이용객이 감소한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27.9% 인하한 후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는 방안이다. 앞서 신라면세점도 이달 3일 같은 안을 수용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영업 환경의 변화로 인한 어려움을 감수하고, 인천공항의 주요 파트너로서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 나가기 위해 공사가 제시한 27.9% 인하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임대료 협상 장기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에 공감해 어렵지만 결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면세점들과 인천공항공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관광 대표 사업자로 함께 노력해왔다"며 "향후에도 상호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롯데에 이어 신라, 신세계까지 '임대료 27.9% 인하안'에 합의하게 되면서 SM과 엔타스, 시티, 삼익 등 중소·중견 면세점 4개사는 황당해 하는 분위기다. 특히 신라가 "공사의 임대료 인하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최악의 경우 철수까지 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가 이달 초 갑자기 인하안을 수용하면서 중소·중견 면세점들 역시 계속 반대만 할 수 없는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현재 ▲37.5% 일괄 인하안·중간정산 없이 계약기간 동안 고정할인 유지 ▲품목별 요율 35~40% 할인 ▲면세점 임대료 외 영업지원 시설에 대한 임대료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면담을 진행했지만 공사 측이 '대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우선 합의한 후 마케팅 비용 등에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기존 입장과 변화가 없어 답답해 하고 있다"며 "대기업 사업자들이 모두 27.9% 일괄 인하안에 합의하면서 반대만 하기도 애매해진 상황인 만큼, 이들도 조만간 공사와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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