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게임사들, 글로벌 공략 처음부터 노려야

[문영수기자] 글로벌 시장은 이제 국내 게임사들이 반드시 공략해야 할 필수 요소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낀 게임사들이 매출과 이용자풀 확대를 위한 유일한 시장으로 해외를 바라보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회사들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을 노리는 지금의 게임사들에게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한국에 신작을 먼저 낸 후 성과에 따라 해외 진출 여부를 결정 짓는다는 점이다. 한국서 재미가 검증된 게임은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기대와, 해외 진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사 등이 반영된 결정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성공하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기회를 얻는 게임 또한 소수에 그친다. 일단 한번 실패한 게임은 재차 투자하길 꺼리는 정서 때문이다. 한국에선 실패한 게임이 해외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꽤 있지만 이러한 도박을 감행할 만한 회사는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모바일 게임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 권역별로 선호되는 장르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한국에서 대박을 친 액션 RPG 장르는 사실상 내수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일본에서 주목받은 슬링 RPG 역시 한국에서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그나마 한국서 통용되는 중국 게임도 일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다. 영미권에서 대박을 낸 국산 게임도 일부를 제외하곤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이라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런 환경에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준비하는 것이 '잭팟'을 터뜨리는 지름길일 수 있다. 실제 한국에서 유행하는 RPG 장르 대신 전략, 소셜카지노, 스포츠 등으로 눈길을 돌려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는 성공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한국이 아닌 해외 주요 시장의 성향에 맞는 장르를 연구해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한국과 글로벌 시장을 동시 대응할 수 있는 자금력 있는 게임사가 아닌 이상에야, 이제는 한국 시장에 신작을 무조건 먼저 출시할 이유는 사실상 없어졌다. 성공을 장담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극히 낮은 가능성에 회사 동력을 소진할 확률이 높다. 설립 초기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막상 첫 게임이 부진하자 회사가 몰락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전략의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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