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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나]큰 방죽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윤채나기자] 대한민국 전체가 '최순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지 3주가 흘렀다. 민간인 최순실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민 모두가 절망의 늪에 빠져든 지도 3주째다.

끓어오르는 민심은 촛불로 타올랐다. 12일로 예정된 촛불집회에도 수십만 국민들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좌절, 절망이 광화문 광장을 넘어 청와대까지 울려 퍼질 것이다.

이 자리에 야당도 참여한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식물 대통령'이 된 지금, 야당은 국민의 분노를 대변하며 대안세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지, 무능한 세력으로 전락할지 기로에 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박 대통령 거취 등 최순실 파문 대응과 관련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추미애 대표가 최근 의원총회에서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마음"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정국이 살얼음판일 때는 말 한 마디, 글 한 자도 조심해야 한다. 민심이 들끓고 있는 현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박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 분노의 화살이 단 한 번의 실책으로 민주당에게도 향할지 모를 일이다.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를 망각한 듯 하다. 한 초선 의원이 검찰로 호송되는 차은택 씨의 숱 없는 머리를 보고 SNS에 "차라리 다 밀고 와야지. 쯧"이라고 적은 게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삭제하고 사과 글을 올렸지만 SNS 상에서는 외모 비하 논란이 번질대로 번진 상태였다.

당 지도부 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기간 박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가 허위사실로 밝혀져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이 발언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반격용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민주당이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고 정정했지만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했고, 새누리당은 대변인을 통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기다렸다는 듯 공세를 퍼부었다.

논란이 된 글과 발언은 당장 크게 문제될 것 없는 해프닝 수준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큰 방죽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지게 마련이다. 작은 실수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제1야당 민주당이 대안세력으로서, 그들이 말해 온 대로 수권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려면 명심해야 한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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