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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위기에 몰린 슈틸리케 감독 도우미 자처 이유


기술분석관 선임 "감독님이 겪었던 것 1998년 아들로 경험, 최대한 돕겠다"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 카타르, 이란전을 치르면서 온갖 논란에 휩싸였다. 카타르전은 3-2로 이겼지만 0-2로 끌려가다 겨우 역전을 해 팬들에게 걱정을 안겼고, 이란전은 졸전을 치르며 0-1로 졌다.

특히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란전 패배 후 카타르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를 예로 들며 "한국에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라고 불만을 터뜨린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자극제로 한 말이었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해명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자세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등 한국적인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일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수비수들은 '중국화가 됐다'는 실체 없는 말에 시달렸다. 최종예선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표팀에 외부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11월 15일 예정된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5차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의 인연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의 호출을 받은 차두리(36)는 기술분석관으로 대표팀에 돌아왔다. 최종예선이 끝나는 시점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연장 가능성도 있다.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B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차두리는 A자격증을 획득해야 벤치에서 코치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논란에 대해 차두리는 명확했다. 차두리는 27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술분석관으로 국가대표 복귀한 것에 대해 "대표팀은 정말 소중한 곳이었다. 축구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너무 즐거웠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란 원정에서 대표팀이 패하는 것을 보고 은퇴에 대해 후회까지 했다는 차두리는 "(은퇴 후) 1년 동안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이란 원정 패배 후 여러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처음으로 은퇴를 너무 빨리 했나 싶더라.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조금 더 축구를 해서 후배들이 어느 정도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책임 의식이 자신을 대표팀으로 돌아오게 했다고 강조했다.

"돈과 명예는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한 차두리는 "후배들과 하나가 돼서 힘을 합쳤던 것은 정말 소중했다. 축구협회에서 (기술분석관 제의) 전화가 왔고 합류를 결정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사랑하는 후배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전술적인 조언보다는 다양한 방향에서 도움이 되겠다는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의 위기에 대해서도 "슈틸리케 감독님도 사람이다. 물론 틀이 안 맞는 것은 사실이고 경기력에서 나왔다. 대표팀 안에서 방향을 정해야 하고 좀 더 달라지는 대표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지도자가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다. 선수들 역시도 조금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며 지도자와 선수단 사이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과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식사도 했다는 차두리는 "감독님께서 겪었던 것을 1998년에 (차범근 감독의) 아들로서 경험 했다. (아버지가) 대통령까지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가 큰 죄인이 됐었던 경험이 있다(차범근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을 지휘하다 성적 부진으로 대회 도중 경질됐다).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슈틸리케 감독이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겪고 있는 것들을 안다. 축구 감독의 인생이 정말 힘들다. 아버지께서 겪었던 고통을 경험했다. 그러나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최대한 감독님을 도울 것이다"라며 슈틸리케 도우미를 자처했다.

JTBC 이천수 해설위원의 발언에서 시작된 일부 수비수의 '중국화'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하면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선수 입장에서 보면 기분 나쁠 수 있다"라며 "선수 경험이 없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경험한 선배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쁠 수 있다. 조금 조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선수들은 분명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라며 선수들이 크게 개의치 말고 넘기기를 바랐다.

대표팀 내 소통 부재에 대해서는 "대표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 모두의, 사회 전체가 소통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대화를 많이 해서 제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겠다"라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소리아 발언에 대해서도 "누가 잘못을 했더라도 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밖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상관이 없다. 현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고, 대표팀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평가는 운동장에서 받겠다. 지금은 선수들이 귀를 닫고 마음으로 대표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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