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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나]朴대통령 사진 왜곡 논란, 본질은 신뢰다


[윤채나기자] 21일 한 장의 사진이 SNS를 뜨겁게 달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지진 피해 지역인 경북 경주 황남동 한옥마을을 방문, 피해 복구 중인 자원봉사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평범한 사진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이 사진이 논란의 중심에 섰을까.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진 속 자원봉사자들은 장화를 신은 채 진흙을 밟고 서 있다. 박 대통령은 진흙이 없는 곳에 멀찍이 서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자원봉사자들과 간신히 손끝만 잡고 악수하고 있다. 경호원들은 박 대통령의 허리춤에 손을 두르고 대통령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진흙을 밟지 않으려다 벌어진 상황으로 받아들여졌다. 비판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기와 복구용 흙을 개어놓은 것으로 밟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주민들이 밟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해명대로라면 이번 논란은 그야말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터다. 그런데 그 '오해'는 어디에서 왔을까. 전국을 뒤흔든 강진이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나 반복됐음에도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인 정부. 그런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사소한 오해에도 불을 붙인 것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긴급재난문자 지연 발송 이유와 관련, 시스템 문제를 들며 "그럴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했다. 현실에 맞는 지진 방제 매뉴얼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매뉴얼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고 답변할 때에는 기자 조차 실소를 흘렸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매뉴얼에 보완할 사항이 있다면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밝히는 게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 수장의 자세로 적절한 것 아닐까.

대정부질문은 전국에 생중계된다.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지진에 더욱 더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약속 대신 변명만 늘어놓는 박 장관의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리 만무하다.

흔히 믿을만한 사람이 실수를 저지르면 '무엇인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마련이다. 평소 행실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람의 실수에 대해선 '그러면 그렇지'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정부도 다르지 않다.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사고 때마다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반복됐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이 정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지경에 이를 위기임을 깨닳아야 한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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