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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폭스바겐의 '배짱'…피해는 소비자의 몫?


[이영은기자] 한국 시장에서 배짱 영업을 이어가던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후폭풍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티구안, 골프와 같은 베스트셀링 모델을 포함해 아우디폭스바겐 32개 차종에 대한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국 시장 '퇴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폭스바겐이 유독 따가운 질타를 받는 이유는 디젤게이트 사태 초기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중한 움직임보다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차를 더 많이 팔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배짱 영업이라는 비판도 이같은 부분에서 시작됐다.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에 더해 환경부의 행정조치로 아우디폭스바겐은 178억의 과징금까지 물고,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차를 판매하고 있던 딜러사들은 생존 위기에 몰렸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나 기존에 차를 샀던 소비자들의 반발 등은 고사하고 당장 팔 수 있는 차가 없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딜러들이 당분간 팔 수 있는 차는 투아렉과 CC 두 차종 뿐이다.

존폐 위기에 놓인 딜러사들의 이탈 조짐은 벌써부터 감지된다. 일부 딜러사들은 전시장을 줄였고, 중고차 사업을 철수한 곳도 있다. 본사는 딜러사 이탈을 막기 위해 지원안 마련을 논의 중이라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본사가 지금부터 인증취소 차량의 재인증 절차를 시작한다 해도, 다시 인증을 받기 까지는 최소 반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에 딜러사들의 개점 휴업 상태는 꽤나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다. 딜러망 축소와 딜러사들의 이탈은 곧 A/S를 비롯한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른 중고차 가격 하락도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브랜드 가치가 곤두박질 친 폭스바겐의 중고차 가격은 디젤게이트 이후 지난달까지 약 12%가 하락했다. 소비자의 시선이 싸늘해진 만큼 폭스바겐의 중고차 거래는 계속해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폭스바겐을 향해 철퇴를 내린지 나흘. 아직까지 대응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이 환경부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본안 판결 전까지 문제가 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다. 다만 행정소송에서 환경부가 승소하게 되면 폭스바겐은 개정된 과징금 상한액인 100억원이 적용돼,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된다.

사면초가에 몰린 폭스바겐이 어떠한 경우의 수를 내놓든 최우선은 고객이 되어야 한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이후 미국에서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배상책을 내놓은 반면, 한국에서는 리콜과 보상 등에 대한 계획이 지지부진해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 어느때보다 회사측의 성의있는 자세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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