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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뉴욕 명물 '쉑쉑버거' 韓·美 양국서 먹어보니


"美 제품 짠 맛 더 강해"…일부 제품 가격, 미·일보다 국내서 더 저렴

[장유미기자] 미국 뉴욕 명물인 '쉐이크쉑' 버거가 SPC그룹을 통해 드디어 22일 오전 11시 한국에 상륙했다. 일명 '쉑쉑버거'로 불리는 이 버거 브랜드는 미국의 유명 외식기업인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탈리티 그룹의 회장인 대니 마이어가 지난 2002년 론칭했으며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와 함께 미국의 3대 버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한국 진출 전부터 유명세를 떨친 만큼 이날 쉐이크쉑 강남점에는 전일 밤부터 줄을 선 고객들로 매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SPC그룹에 따르면 오픈 전에 이미 1천500명이 넘는 대기자들이 줄을 300m 넘게 서 있었으며 오후 5시 기준으로 매장 방문객수는 800여명을 넘어섰다. 이날 대기 고객 중에는 쉐이크쉑 제품을 맛보기 위해 함께 줄을 선 외국인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한국에서 맛보는 쉐이크쉑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글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쉐이크쉑이 한국에 들어오기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미국 뉴욕에 가서 직접 먹었을 때와 한국에서 먹어봤을 때의 느낌은 조금 차이가 있었다.

우선 미국에서 먹은 버거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인 '쉑버거'였다. 지난 15일 뉴욕JFK공항 내에 있는 매장에서 쉑버거와 프라이, 초코쉐이크를 함께 주문했고 긴 기다림 끝에 제품을 받았다. 공항 내 매장뿐만 아니라 전날 방문했던 뉴욕 맨해튼의 여러 쉐이크쉑 매장 역시 밤늦게까지 많은 사람들로 매장 안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국에서 먹어본 버거의 식감은 우선 굉장히 쫀득했다. 빵이 일반 버거와 달리 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패티도 두툼한 편이어서 풍부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다만 겉은 바싹 구워져 있어 처음 씹을 때 식감은 거칠었다. 패티와 빵 사이에 있는 야채들은 예상보다 너무 적었다. 양상추 반장 정도에 토마토를 슬라이스해 얹은 두 조각이 가격에 비해선 초라하게 느껴졌다. 야채만큼은 쉑버거 가격의 절반 수준인 맥도날드보다 못한 느낌이었다.

버거의 맛 역시 생각보다 짰다. 짠맛을 좋아하는 다른 이들은 "입맛에 맞다"며 좋아했으나 적당히 짜게 먹는 이들에게는 버거만 먹었을 때 짠맛이 강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쉐이크쉑 버거를 먹을 때 반드시 함께 '쉐이크'를 마신다. '쉐이크쉑(Shake Shack)' 역시 흔들다라는 뜻이 아닌 '쉐이크와 함께 먹는 버거'라는 뜻으로, 이는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단짠' 트렌드와도 맞는 조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느끼하다는 평도 있다.

'단짠'은 현재 2030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맛의 트렌드로, 중독성 있는 달고 짠맛을 의미한다. 단것과 짠 것을 번갈아 먹으면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최근 식음료업계에선 다양한 '단짠' 제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SPC그룹은 적절한 때에 '쉐이크쉑'을 한국에 들여왔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강남에 1호점을 오픈하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에 쉐이크쉑을 들여온 이는 바로 SPC그룹의 차남인 허희수 마케팅전략실장(전무)이다. 허 전무는 5년 전 미국 뉴욕에서 쉐이크쉑 버거를 처음 먹어본 후 맛과 매장 분위기에 매료돼 이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미국 본사 측과 끈질긴 협상을 벌여왔다.

이날 그랜드 오픈 기념 테이프 컷팅식에도 허 전무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에는 허 전무 외에도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를 비롯해 황재복 파리크라상 부사장, 쉐이크 쉑 CEO 랜디 가루티, 컬리너리 디렉터 마크 로사티, 글로벌 사업 부사장 마이클 칵,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등도 참석했다.

특히 오픈일보다 3일 먼저 쉐이크쉑 강남점에서 맛본 여러 제품들은 컬리너리 디렉터 마크 로사티가 직접 신경써서 만든 것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미국 뉴욕 현지에서 먹었던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했다.

먼저 맛본 제품은 '쉑카고도그'였다. 이 제품은 소시지와 피클 등이 들어있어 먹을 때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았다. 또 반쪽씩 올려진 토마토도 신선했다. 다만 짠맛은 강했다.

다음에 맛본 제품은 미국 뉴욕에서 먹어 본 '쉑버거'였다. 미국에서 봤던 것보다 일단 비주얼은 훨씬 더 좋아보였다. 제품 구성 역시 미국 현지와 다른 점이 없이 상추, 슬라이스 토마토 2개, 치즈, 패티로 간단했다. 식감은 패티와 빵에서 갈렸다. 빵은 미국에서 먹었던 것보다 쫄깃한 식감이 덜했다. 반면 패티는 좀 더 육즙이 풍부했고 짠맛이 덜해서 좋았다. 그러나 이후에 먹은 '스모크쉑'은 베이컨 때문인지 짠맛이 강했고 '슈룸버거'는 짠맛이 좀 덜한 듯 했다.

이 외에도 한국 쉐이크쉑에서는 특별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쉐이크쉑은 아이스크림에 여러 가지 토핑을 추가하는 '콘크리트 메뉴'와 일부 주류 제품에 한해 각 지역별로 특화된 메뉴를 운영하고 있어 쉐이크쉑 강남점 역시 한국 고유의 식재료와 특성을 반영해 메뉴를 판매키로 했다.

특히 강남점에서는 마크 로사티가 한국에 방문할 당시 '허니버터칩' 열풍이 불었던 점에서 착안해 만든 '허니버터 크런치'라는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국산 딸기잼과 마시멜로 등을 넣은 '강남'이라는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다. 또 SPC그룹은 국내 수제맥주 양조업체인 맥파이브루잉컴퍼니와 더 핸드 앤 몰트에서 공급하는 수제 맥주도 판매해 '버거+맥주'를 즐기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쉐이크쉑의 가격은 한국과 미국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표 메뉴인 쉑버거는 미국에서 5.29달러(1달러 1천180원 기준, 원화 6천792원)로 한국에서는 6천9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 5.29달러에 판매되는 쉐이크의 경우에는 5천900원에 판매될 예정으로, 오히려 한국이 더 싸다. 여기에 프라이, 쉐이크, 핫도그, 버거류 등 대부분의 메뉴들은 일본 매장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또 쉐이크쉑은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세트 메뉴를 운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배달 서비스는 하지 않지만 SPC그룹의 사전주문 픽업 서비스인 해피오더 서비스 도입 방안은 검토중이며 해피포인트 적립 서비스도 조만간 제공될 예정이다.

허 전무는 "한국 쉐이크쉑은 미국 쉐이크쉑의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한 원료 수급으로 미국 현지와 동일한 맛과 품질의 제품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며 "메뉴 개발과 레시피는 쉐이크쉑의 메뉴개발 담당 및 품질 담당이 직접 관리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맛과 품질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로열티 계약 조건은 국내 진출한 해외 브랜드들의 평균 수준에서 적절하게 책정됐다"며 "매장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서울에 2호점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으로 2025년까지 25개 매장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미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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