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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훈] MCN 시장, 사라져야 할 불편한 한가지


[성상훈기자] 'MCN이 뭐야?'

최근 기자의 지인이 던진 질문이다. MCN은 멀티채널네트워크의 약자다. 원래는 유튜브에서 생겨난 단어다. 유튜브 안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수익이 나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관리하는 회사도 생겨났다. 이게 MCN의 시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1인 크리에이터 콘텐츠 제작을 위한 촬영, 장비, 교육, 마케팅 등 비즈니스 기반을 지원하고 채널에서 얻는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자'가 되겠다. 최근에는 1인 크리에이터와 연관된 모든 비즈니스를 총칭하는 단어로 확장되고 있다.

일본에 UUUM이라는 MCN이 있다. 지난해 독자적인 크리에이터 페스티벌(U-FES)을 열었고 올해도 개최한다. 올해는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오사카, 히로시마, 센다이, 나고야, 후쿠오카, 도쿄에 이르기까지 전국투어 콘서트를 연다. 티켓도 2만원선에 유료로 판매된다. 히카킨, 하지메사쵸, 키노시타 유우카 등 UUUM 소속 크리에이터들은 일본 톱 크리에이터로 꼽힌다.

그들의 유튜브 수익은 연간 10억~20억원에 달하고 구독자 수도 150만명~600만명에 이른다. 국내로 비교하면 대도서관, 영국남자, 양띵, 김이브 등으로 비교할 수 있겠지만 규모 면에서 아직은 비교할바가 못된다. 미국은 어떨까? 이미 1조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MCN(메이커스튜디오)을 포함해 3천억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낸 MCN도 부지기수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해 U-FES를 보면 크리에이터들이 노래와 춤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수나 전문댄서와 비교하면 대부분 실력이 그리 출중하지는 않다. 그래도 자리를 가득 매운 팬들은 몇시간동안 크리에이터들을 보며 열광한다. 크리에이터들이 올렸던 영상을 통해 소통해온 팬들과 형성된 끈끈한 팬덤 때문이다. 이 팬덤이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콘텐츠의 가치를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이같은 크리에이터들이 뭉쳐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산업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의 인기 크리에이터 파피장은 벤처캐피탈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기업이 아닌 '개인'이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사례다. 중국 역시 이들을 '왕홍'이라 부르며 왕홍경제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들을 통한 팬덤이 커머스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MCN 콘텐츠의 힘이다.

우리나라를 보자. 국내에서도 지난해 크리에이터들의 콘서트인 유튜브팬패스트가 열린 바 있다. 앞서 언급한 대도서관, 영국남자, 양띵 등 국내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해 노래와 춤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동대문DDP플라자를 가득메운 팬들은 수시간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들에게 열광했다. 그리고 오는 8월 CJ E&M 다이아TV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적인 페스티벌을 연다. 그리고 다양한 MCN들이 활동하며 국내에서도 조금씩 산업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구석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규제'다. 최근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을 불러모아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의 말을 빌리면 분위기는 매우 진지했다고. 방심위는 이전부터 수십차례 이들에게 시정요구를 내리며 규제의 칼날을 내세우고 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개인방송이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 나오다보니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물론 인터넷 개인방송으로 인한 사회적 물의는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플랫폼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편으로는 규제를 통한 이미지 저하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은 늘 인터넷 개인방송과 맞물린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정부부처에서는 MCN을 육성한다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없다. 그래서인지 국내 MCN 시장은 늘 불편한 기대와 두려움이 상존한다. 혹자는 빈수레를 들먹이며 종사자들을 닥달하기도 한다.

국내 MCN 시장은 이제 막 수익모델을 만들기 시작해 산업의 꽃을 피우기 직전까지 와있다. 팬덤을 만들고 문화를 만들고 산업을 만들어 가려는 그들의 노력이 외면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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