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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베스트셀링 SUV '티구안'이 불편한 까닭


[이영은기자]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SUV모델인 '티구안'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로 명성이 자자하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어지는 티구안의 인기는 다소 불편한 감이 있다. 지난해 9월 발생해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디젤게이트' 사태 때문이다.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도 흔들림 없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3천200여대나 팔렸다.

티구안이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고수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 차가 가진 매력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디젤게이트 이후 이어지고 있는 폭스바겐의 파격 할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균 600~700대 월 판매고를 기록하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의 경우 디젤게이트 이후인 지난해 11월 1천200대 이상으로 판매량이 뛰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폭스바겐코리아가 '최장 60개월 무이자 할부'와 같은 강력한 프로모션을 단행하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배출가스 조작이 환경에 미칠 부정적 영향 보다 값 싸게 수입차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잡겠다는 인식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겠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국 소비자들이 티구안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의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젤게이트 이후 미국에서 폭스바겐의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3% 이상 감소했고, 유럽에서의 시장점유율은 10년만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 때문일까. 폭스바겐 본사가 미국과 한국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이나 리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겠다(2015년 10월 8일, 국정감사)"던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발생 9개월이 지나도록 리콜계획서 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환경부에 3차례나 리콜계획서를 냈지만 '부실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 사이 미국 등 북미지역 소비자 48만명에게는 약 1천달러 상당의 상품권 카드 제공과 3년 무상수리 연장 등이 담긴 '굿 윌 패키지' 보상책을 제공했고, 1조 원 규모 이상의 배상안에 합의할 것이란 소식도 들려온다.

또한 17일 폭스바겐 본사가 발표한 '전략 2025'에서는 미국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같은 날, 우리 검찰은 폭스바겐 본사가 국내에 차를 팔면서 배출가스 인증 기준을 맞추지 못하게 되자 해당 차량의 소프트웨어 조작을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유독 한국에서만 고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디젤게이트와 같은 부정 이후에도 여전히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티구안이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불편한 이유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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